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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南 어머니, 일흔 北 아들에 "떡도 먹어" 눈 못 떼

남북 가족들, 만찬장서 '화기애애'…1일차 일정 마무리
北 접대원, 마요네즈 샐러드 "21세기 장수음식"이라 소개
리충북 北 적십자 위원장 "적십자 책임 다해 북남관계 개선"

(금강산 공동취재단=뉴스1) 서재준 기자 | 2015-10-24 21:18 송고 | 2015-10-25 09:50 최종수정
24일 강원 고성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2차 단체상봉행사에서 김월순 할머니의가 북측의 아들 주재은 씨와 만나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0.24/뉴스1
24일 강원 고성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2차 단체상봉행사에서 김월순 할머니의가 북측의 아들 주재은 씨와 만나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0.24/뉴스1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의 2차 상봉이 24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남북 양측의 가족들은 첫날 환영만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만난 감격을 나눴다.

이날 만찬은 북측이 주최하는 2차 상봉의 형식에 따라 북측이 제공하는 음식들이 차려졌다.
각 가족들의 테이블 위에는 모듬떡, 통김치, 닭고기편육(냉묵), 마요네즈 무침(샐러드), 문어숙회, 섭죽, 소고기완자도마도즙(스튜), 오곡밥 등이 준비됐다.

또 북한의 유명 맥주인 '대동강 맥주'와 독주의 하나인 '인풍술' 등도 차려졌다.

한 북측 접대원은 '마요네즈 무침'이 무엇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1세기 장수음식입네다"라고 재치있게 답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모두 첫 단체상봉 때보다 한층 어색함이 풀린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음식을 잘라주는 등 친밀감을 높히며 준비된 음식을 나눠 먹었다.

일부 가족들은 상봉의 감격에 준비된 술을 들어 건배를 외치기도 했다.

우리측에서 파견된 의료진들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특히 고령의 가족들에게 "맛있게 드시고 술은 많이 드시지 마세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북측의 동생 설명환씨(68)를 만난 남측 순환씨(83)는 동생이 자신과 동행한 형수에게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라고 술잔을 채우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미소를 지었다.

북측의 올케 신연분씨(79)와 만난 백기남씨(90)와 동행한 딸 이현희씨(56)도 "북측 음식이 참 맛있다"며 연신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남측의 이금석씨(93)는 북측 아들 한송일씨(74)에게 "떡도 먹어봐라"며 음식을 권하며 식사 내내 아들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아들도 어머니가 앉아있는 휠체어 한쪽을 잡은채 식사를 하는 애틋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측 접대원들은 가족들이 도착하기 전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양념그릇을 배치하는 등 꼼꼼히 식사를 준비한데 이어 식사 도중에도 상봉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찬행사를 지원했다.

이날 만찬은 북측 상봉단의 단장인 리충복 적십자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우리측 단장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리 위원장은 "적십자가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 북남관계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번 상봉은 지난 '8·25 고위급 합의'의 이행을 위한 첫 걸음으로 북남관계 발전을 이룩하는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다.

김 부총재는 답사에서 "적십자는 그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덜어드리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양측 가족들은 이날 2시간의 만찬을 끝으로 상봉 1일차 일정을 마무리한다.

상봉 2일차인 25일에는 오전 9시30분 개별상봉을 시작으로 총 3번, 6시간의 상봉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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