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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방산비리에서 골프장 추문까지 '총체적 난국'

해군 특유의 구조적 문제..고위급 현실 인식 바뀌어야
"잘하고 있는 해군 더 많은데.. 전체 사기 저하 우려" 목소리도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03-25 18:47 송고
지난 2월 13일 오전 경남 진해에서 열린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사관생도 입교식에서 신입 생도들이 분열 행사를 하고 있다.이날 입교식에는 신입생 167명(남 148명, 여 17명)을 비롯해 사관생도, 교직원 및 학부모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이승배 기자) 2015.2.13/뉴스1 © News1

우리 해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직 참모총장 두 명이 방산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와중에 3성 장군의 골프장 추태 사실까지 알려지며, 해군이 창군 이래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25일 해군에 따르면, 교육사령부 소속의 중장이 골프장에서 캐디들에게 수차례 노래를 시키고, 춤을 추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석했던 준장도 "엉덩이를 나처럼 흔들어야지"라며 캐디를 희롱했다.

해당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하지 않은만큼 성희롱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해군측 판단이다.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진술이 없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 이들이 보인 행태는 사회적 통념으로는 성희롱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해군 장교들의 성군기 위반 사건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해군사관학교 영관급 장교가 여 부사관을 성추행하고, 같은해 7월엔 현역 대위가 함정 내에서 여군을, 호위함 함장이 여군 장교를 성추행하는 등의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해군은 성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해 말 '회식 지킴이'제도를 도입하는 등 방책을 구했지만, 결국 '윗물'부터 잘못됐던 셈이다.

해군의 기강해이가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정옥근·황기철 전 참모총장이 방산비리 건으로 구속돼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해군사관학교 선후배인 정옥근(29기), 황기철(32기) 전 참모총장은 해군 내 엘리트 코스를 거쳐 넘버 원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방산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해군 창설 70주년을 통틀어 전직 참모총장이 나란히 구속되면서 조직 전체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렇게까지 망가진 원인으로는 육군이나 공군 보다도 더 끈끈한 해군 특유의 조직문화가 지목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선후배 사이의 삐뚤어진 의리는 퇴역 후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방산비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퇴역 후 방산업체에 재입사해 현직 선후배를 상대로 한 로비가 수월했던 것도 이런 조직문화에서 기인한다.

최근 드러난 해군의 성추문들은 구조적 차원이 아니라 고위직들의 군인으로서의 명예와 안일한 인식 때문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해군은 최근 방산비리로 얼룩진 해군의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 정호섭 총장 취임 직후 해군의 슬로건으로 '명예 해군'을 내걸었다.

실추된 해군의 명예를 위해 전군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고위직부터 정신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가까스로 회복의 지점을 찾으려 했던 시점에서 불거진 고위 장성들의 골프장 추문은 더욱더 해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천안함 폭침 5주기를 앞두고 굴비 엮이듯 불거진 잇단 악재에 그동안 '잘하고 있는 해군'의 위상이 추락하고 해군 장병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군 관계자는 "받아들여야 할 비판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몇몇 사건으로 해군 전체를 싸잡는 것은 자칫 전후방 장병들의 회의감을 부를 수 있는 점에서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 그 회의감이 곳곳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관계자는 "하도 많이 혼나서 면역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bin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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