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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간 상호비방 넘어 위협戰…관계 악화 장기화?

北 미국과 대화단절 선언·항모 가정 타격 훈련, 美 행정명령 이어 제재조치 강화 조짐
'北 4차 핵실험' 등 도발 가능성도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5-02-05 16:48 송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 News1 이기창


북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제작사 소니픽쳐스 해킹사건으로 촉발된 양측의 감정싸움이 상대에 대한 비방전을 넘어서 실질적인 제재조치나 도발·위협 등으로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소니 해킹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로 행정명령을 발동한데 이어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북한도 이에 반발해 지난달 23일에 이어 같은달 31일 김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유사시 미 항공모함을 타격하는 훈련을 잇달아 벌여 미국을 자극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단절도 선언했다. 지난 4일 북한은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미국과 더는 마주 앉을 필요도, 상종할 용의도 없다는 것을 오바마 행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국방위의 성명이 김 제1비서의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5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지금 북남관계는 반통일적인 외세의 도전과 방해책동을 물리치고 대화국면을 계속 이어나가느냐 아니면 또 다시 수습할 수 없는 파국의 수렁에 빠져드느냐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미국의 반통일적인 간섭행위로 인해 북남관계는 또 다시 엄중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이 비공개 대화 개최를 조율하다 무산된 뒤 나온 것이어서 양측의 교착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강경일변도의 태도로 나오자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도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는 4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 대량살상무기 능력에 대해 명백히 심각하고 당면한 위협이라고 보고 본토 방어에 필요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카터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캘리포니아 주와 알래스카 주에 배치 중인 지상발사 중간단계 방어체제(GMD) 지원 등 강력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계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터 지명자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사이버 공격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있어 가장 다루기 힘든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카터 지명자는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는데 북한 정권은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미국과 동맹국, 유관국들을 협상에 나서도록 강압하기 위해 다시 벼랑 끝 전술과 도발을 시도할 강력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빈센트 스튜어트 국장도 지난 3일(현지시간)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한 직후 북한 대표들이 핵실험 가능성을 운운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역시 "북한이 과거의 행동패턴에 따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위기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사건과 같은 은밀한 비대칭적 공격, 소니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예전의 북미관계, 동북아정세와 비교해볼때 올 상반기 위기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없다"며 "북미관계는 항상 안 좋았는데 문제는 이렇다 할 청신호 없이 북미관계의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는 꽉 막힌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북미상황에 대해 "미국은 대화와 압박이라는 양면정책을 구사할 것이고, 북한도 핵무기 관련 전문가들이 판단할 때 기술적인 면에서는 4차 핵실험을 하기에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1987년부터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됐던 북한을 공화당 정권이던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핵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2008년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했던 점 등을 들어 "양측이 정치적 고려에 의해 어떤 카드를,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북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수도, 대화의 물꼬가 한순간 트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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