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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파괴 '온라인 부동산' 인기…일부 법적 보호 없어 피해 우려도

0.2%대 수수요율…'피터팬', '직방' 등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 증가 추세
대필·직거래, 부동산 사고 증가 유발…업계 생태계 파괴 우려도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4-11-10 19:33 송고 | 2015-11-02 14:01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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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인 최모(30)씨는 두달 전 전세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 여윳돈이 없어 새 전셋집을 알아보려했으나 일요일에 쉬는 부동산이 많아 발품을 팔기도 녹록치 않았다. 그래서 찾은 것이 중개정보 커뮤니티다. 그는 지난 주 저녁 전세 계약을 완료했다. 계약 수수료는 사전 약속에 따라 주인이 100% 부담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대학생·사회초년생 등 인터넷 이용 세대가 전·월세 매물의 주요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직방', '두꺼비세상' 등 중개정보싸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를 매개로 하는 기업형 업체들이 약 200여개에 달한다.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등 인터넷 커뮤니티도 2400여개나 운영되는 등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카톡 부동산'이라는 SNS 기반의 공인중개사사무소까지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요자들은 직접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기 전에 '직찍(홍보성 사진이 아닌 직접 찍은 사진)' 사진과 정보 목록 등을 통해 미리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인터넷 중개정보싸이트 등을 즐겨찾는다.

더욱이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와 약속을 잡을 경우 주말이나 밤에도 내방을 하거나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데다 일부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는 수수료를 본인이 부담하거나 할인해 주는 등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카톡 부동산의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0.2%대의 수수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기업형 업체에서 커뮤니티, 개인 공인중개사까지 다양

인터넷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진행하는 중개정보 서비스는 기업형 업체에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개인 공인중개사 등 그 주체가 다양하다.운영

먼저 스마트폰 애플리캐이션 등을 하는 기업형 중개정보업체가 주목할만하다.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 전·월세 위주로 거래가 진행되며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소개하는 중개 매물과 개인이 소개하는 직거래 매물이 약 6대 4의 비중으로 나뉜다. 중개 매물은 본사의 자격 검증 등을 통해 제휴된 공인중개사들만 소개할 수 있으며 '두꺼비 세상'의 경우 개인 공인중개사들의 선택에 의해 할인된 중개 보수요율을 적용하기도 한다.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는 정보공유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 직거래 물량이다. 부동산에 집을 내놓기는 했지만 좀더 빨리 나가길 원하는 집주인이나 계약 만료전 집을 나가려 하는 세입자가 올리는 소개글이 많다. 이 경우 집주인이나 전 세입자가 계약서 대필 비용 등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자는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카톡 부동산'은 실제 사무실을 운영하는 개인 공인중개사가 스마트폰 SNS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 등을 진행하는 중개정보 제공 서비스다. 중개보수 요율이 임대와 매매, 물건 가격과 관계 없이 0.2%대로 현행 중개보수 요율의 절반도 되지 않아 소개글 게재 한 달여 만에 23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카톡을 이용해 다수 상담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등 인건비·사무실 유지비용을 아낀 것이 할인의 비결이다. 다만 현재는 업무 인력이 한정돼 있어 '신행싸'회원 및 수도권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상담을 받는다.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해온 김태호 카톡공인 대표는 "카톡 부동산은 기존 웹 기반 중개정보 서비스와는 달리 공인중개사가 직접 집을 소개하고 대화 내용도 기록이 남아 안전하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구하길 원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대적 흐름…생태계 붕괴·사고 증가 우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시장 전망이 나아지지 않아 마냥 앉아서 손님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과거 블로그·카페에서 이뤄지던 중개정보 서비스가 기업형 업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개보수 요율 등에 대한 과도한 경쟁으로 업계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일부 업자들에게 과도하게 일이 몰리거나 직거래·대필 등의 계약이 늘어날 경우 부동산 사고가 증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원구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인터넷을 통한 경쟁이 심화되면 보수요율 할인에 경쟁이 붙게 된다"며 "인터넷 서점이 동네 서점을 망하게 했듯 기업형 공인중개업자들은 일주일에 한두건 거래해서 먹고사는 동네 공인중개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단순한 전세 거래의 경우에도 △권리분석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 △인감증명 등 확인을 거쳐야 할 절차들이 많다"며 "한정된 인원이 지나치게 많은 거래를 진행하다 보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사고의 위험도 증가해 국민의 재산권을 위협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개정보 제공 서비스를 통해 알게된 이들이 공인중개사의 상담을 받지 않고 개인간에 계약을 진행할 경우 차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 부동산관리과 관계자는 "개인 간의 직거래는 부동산 사고의 위험도 크고 공제 증서 등 공인중개사가 보장하는 보험의 보호도 받을 수 없다"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계약을 진행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필을 이용할 경우에는 공인중개사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는 단순 대필만 진행했을 때에도 문제 발생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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