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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 신지후 "'신촌을 못 가', 내 음악 인생의 터닝포인트"(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인턴기자 | 2014-09-29 10:27 송고 | 2014-09-29 13:35 최종수정

2인조 남성 듀엣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 가는 흑백 아날로그의 색채를 띤다. 최근 본격 컴백을 알린 티아라, 태티서, 2PM, 틴탑 등 퍼포먼스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는 유명 아이돌들의 화려한 음원들이 즐비한 차트 가운데서도 제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팬들은 반짝 나타났다가 반짝 사라지는 인스턴트 음원들 사이에서 소중하게 묵혀둔 음원을 재발견한 듯 신촌을 못 가를 아낌없이 스트리밍하고 있다.

신촌을 못가는 지난해 1월 발매된 음원이다. 지난 5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6’의 참가자 임형우가 이 노래를 부른 후 신촌을 못 가는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고,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본능적으로’, ‘먼지가 되어’, ‘막걸리나’, ‘동경소녀’, ‘서쪽하늘’ 등 명곡들이 슈퍼스타K’에서 재해석되며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현상은 종종 있어온 일이었지만, 신촌을 못 가’ 인기의 경우는 가수의 대외적인 활동이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신촌을 못 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포스트맨의 멤버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못 가는 장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있는 거리를 가지 못하는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곡이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align="absmiddle" border="0" />
'신촌을 못 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포스트맨의 멤버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못 가는 장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연애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 곳은 없다"고 답하며 웃어보였다. '신촌을 못 가'는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있는 거리를 가지 못하는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곡이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포스트맨 멤버 신지후(28)를 만났다. 신지후는 신촌을 못 가의 인기 역주행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다고 말을 아꼈다. 임형우가 부른 영상을 접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봤다고 다소 담백한 대답을 내놨다. 신지후는 신촌을 못 가가 화제가 되기 이전에는 평범한 대학원생으로 음악 공부 중에 있었다고 했다. 경험치를 쌓기 위해 신인 가수들에게 곡을 주는 작업도 병행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로운 소속사로 새 둥지를 트게 된 것도 최근에 있던 일이었다.

그 노래가 나왔을 당시에도 그렇게 음원 성적은 나쁘진 않았어요. 음원이 처음 나왔던 당시 저희가 방송이나 행사에 가서도 불러도 어느 정도는 아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인기를 끈 적은 없었죠. 차트를 보면 발라드 장르가 많이 없더라고요. 요새 나오는 발라드들을 들어보면 기계적인 소리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신촌을 못 가는 그런 음색이 없어서 사람들이 들었을 때는 반가웠을 것 같아요.”

신지후는 신촌을 못 가의 인기를 진짜 실감했을 때를 입시 사이트에서 화제가 됐을 때라고 회상했다. 대학 수시 시즌이 다가온 만큼 신촌 지역에 밀집해 있는 대학들인 연대·서강대·이대·홍대를 두고 입시생들이 서러움을 노래로 해소하는 모양이더라고 했다. 혹여 신지후에게도 못가는 곳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런 곳은 없다고 웃어보였다. 신지후의 대답은 대개 길지 않았지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선 그의 긴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 수 있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구나 시에서 개최하는 청소년 가요제에 나가서 상도 타고, 인터넷에서도 활동을 하다가 차츰 알려졌었어요. 이후 기획사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솔로 활동으로 데뷔를 했고요, 2년 후에 포스트맨을 결성하게 됐어요. 감성을 전달하는 우체부라는 뜻의 그룹명으로. (웃음) 그러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다가 연극영화과로 전과했고, 다시 대학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면서 음악을 공부하게 됐죠.”

 

포스트맨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작곡에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포스트맨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작곡에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내 것 처럼 상상을 해서 곡을 쓰는 편이다. 평소에 영화나 책보는 걸 많이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곡을 쓰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M TO M 멤버였던 김성태와의 첫 만남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신지후는 유명 작곡가 형의 제의로 김성태와 그룹을 결성하게 됐다. 의외였던 것은 두 사람이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음악보다는 술이었다는 점이었다. 신지후는 주량을 두고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성태와 4년 간 함께 활동하면서 단 한 번밖에 싸운 적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제 서로 음악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부딪치는 부분도 없어요. 서로 스타일도 너무 다르고요. 노래하는 방법이라든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라든가 겹치는 게 거의 없죠. 예를 들어 성태 형은 백인 음악을 좋아하면 저는 흑인 음악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리듬앤블루스고 좋아하는 뮤지션은 보이즈투맨, 브라이언 맥나잇이거든요. 전 어릴 때부터 흑인 음악만 들었어요.”

그간 포스트맨이 발표한 음원을 목록을 새삼 곱씹어 보면 리듬앤블루스 장르를 좋아한다는 신지후의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다. 신지후는 이전 회사와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 방향이 달랐던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김성태와 최대한 합의해서 진짜 자신들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신지후의 새로운 계획이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에 중점을 두고 만드는 만큼, 서로가 지향하는 음악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신지후의 음악 세계에 영향을 끼친 사람은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신윤식은 그룹 작은 거인, 건아들 출신의 뮤지션이다. 신윤식은 80년대 후반 황토길흔적’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대중음악은 물론, 클래식과 현대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연극과 광고 음악의 작곡 및 편곡 활동에 주력해온 ‘진짜 음악인’이다. KBS1 ‘인간극장’ 시그널 음악도 신윤식의 손에서 탄생했다. 신지후는 “분명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피는 있는 건 같아요작곡을 따로 배워본 적은 없는데 곡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 쓴 편”이라고 했다.

음악을 만들 때 심리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우울한 음악을 만들 때는 본인이 우울해야 하고, 기쁜 음악을 만들 때는 본인이 즐거운 상태에서 음악을 만든다든지 그런 것들을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 같아요. 사실 저희 아버지는 록 밴드를 고집하시는 분이라 음악적 성향은 저와 하나도 안 맞거든요. 음악적인 조언은 많이 해주시는데 아무래도 듣는 음악이 다르다보니까 조언은 감사하지만 흘려들을 때도 있어요. (웃음)”

포스트맨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신윤식을 따라 가수가 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포스트맨 신지후는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신윤식을 따라 가수가 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집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했었으면 했는데 나의 꿈은 법조인이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신지후의 아버지 신윤식은 그룹 작은 거인, 건아들 출신의 뮤지션으로 KBS1 '인간극장' 시그널 음악을 작곡했다.  © News1 스포츠 / 권현진 기자


신지후는 신촌을 못 가의 인기로 아버지 앞에서 조금이나마 떳떳해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제 앞에서는 티를 안 내시는데 밖에 나가서는 자랑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아버지는 워낙 음악적으로 이미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뤄내신 분이라 그간 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라고도 털어놨다. 그만큼 신촌을 못 가’는 신지후가 훗날 하고 싶은 음악을 향해 한발자국 나아갈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터닝포인트이다. 

“‘신촌을 못 가가 분명 제 음악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은 맞아요. 제가 알고 있는 보컬들도 꿈은 다 똑같아요. 1등을 해보는 거죠. 유명 기획사의 아이돌들을 저희가 어떻게 이겨보겠어요. 차트에서 1등을 해보는 건 어떤 가수든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할 정도로 간절한 꿈인데 전 생각보다 그 꿈을 빨리 이룬 편이 됐어요. 이 노래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성태 형, 회사 분들과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낸 앨범이라면 후회는 없을 거예요.”

신지후의 팔에는 영문으로 된 긴 문장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인터뷰 시작 전부터 눈에 크게 띄었던 문신에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가수 생활을 하면서 생각한 만큼 일이 잘 안 풀리니까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작년에 미국에 가게 됐는데 거기서 유명 아티스트들 공연을 보고 난 후 음악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신념을 지키자,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다짐하게 됐죠. 문신의 의미는 말하자면 ‘언제나 신념을 지켜라라는 뜻이예요.”

신지후는 혹시 문신을 새기면서 아프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아팠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그는 “(차트에서 순위가) 떨어지는 건 한 순간”이라면서 마음을 끊임없이 재정비했다. 신지후는 다음달 중순 쯤 팝 발라드 장르의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성태가 군 복무 중에 있지만 예전에 작업해 둔 곡을 새롭게 재편곡해서 선보이는 것이다. 그는 “어차피 이정도의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중들이 최대한 저희를 잊지 않도록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고 소박한 소망을 드러냈다. 그간 겪었을 일련의 성장통을 통해 다양한 색채로 빛날 그의 다음 음악을 자못 기대케 한다.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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