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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직전, 진도VTS와 급박한 31분 교신 내용은

세월호 교신후 17분간 아무런 조치 없자 VTS가 직접 조치나서
"선장님이 승객탈출 판단하세요"

(진도=뉴스1) 박준배 기자 | 2014-04-20 08:52 송고 | 2014-04-20 11:42 최종수정
© News1 류수정


세월호가 침몰 사고 당시 제주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한 데 이어 진도교통관제센터와도 31분간 교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0일 세월호가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11분이 지난 후 오전 9시6분부터 9시37분까지 진도 교통관제센터와 11차례·31분간 교신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교신 내용에는 침몰 중인 세월호가 해경에 빨리 연락을 해달라는 내용과 너무 기울어져 움직이지 못한다는 내용,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져 침몰 직전이라는 긴박한 상황이 담겨 있다.

진도VTS는 사고 현장 인근의 화물선과 어선 등에 세월호 조난 사실을 알리고 긴급 구호를 요청하는 한편 구명동의 착용 등 구난 조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 내용을 보면 진도VTS에 처음 신고할 때부터 상당부분 기울어져 거의 움직이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첫 교신인 9시6분 이후 4분 만인 9시10분 교신에서 세월호는 "기울어져 금방 뭐…넘어갈 것 같다"며 "너무 기울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2분 후에는 진도VTS가 '승선원들 라이프래프트나 구명보트에 탔는지'를 묻자 "못타고 있다.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다"고 얘기한다.

사실상 이미 탈출이 쉽지 않은 심각한 침몰 직전의 상태에서 세월호가 진도VTS와 교신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진도VTS는 초기 신고 접수와 함께 해경에 알리고 인근 해상의 모든 화물선과 어선에 구조를 지원하라는 무전을 날린다.

또 세월호가 이미 심각하게 기울었지만 첫 교신인 9시 6분 이후 23분까지 17분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자 진도VTS가 직접 조치에 나섰다.

진도VTS는 9시23분 "경비정 도착 15분 전"이라며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착용토록 하라"고 세월호에 지시를 내린다. 또 "방송이 안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란다"고 조언한다.

1분 뒤에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우십시오. 빨리!"라고 다급하게 지시한다. 곧바로 "인명 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 탈출 시키세요"라며 "저희가 그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해 승객 탈출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다급하게 촉구했다.

9시30분 이후에는 긴박했던 상황임을 알고 "각국각선, 각국각선, 여기는 진도연안VTS 현재 병풍도 북방 2.4마일에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중에 있습니다. 근해를 항해중인 모든 선박들은 구조작업에 적극 협조바랍니다"라고 긴급 타진됐다.

9시33분부터는 세월호 주변에 도착한 모든 배들에게 바로 사람이 탈출하면 탈 수 있게 "탑재돼 있는 구명벌과 구명정을 모두 투하하라"고 요구한다.

9시37분 침수상태를 묻고 세월호는 "배가 한 60도 정도만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고 지금 항공기까지 다 떴습니다"를 마지막으로 통신은 끊겼다.


nofa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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