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오전 사고해역에서 해군 SSU와 UDT 대원들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여객선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기상악화를 이유로 잠시 중단됐던 구조작업이 오후 늦게 재개됐다. 이날 오후 6시20분쯤 해경과 민간 잠수부 5명 등 총 20여명을 태운 배가 사고 해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컴프레서 방식을 통해 선박 내 실종자 수색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 방식은 잠수통을 들고 들어가는 기존 방법 대신 배 안의 호스를 통해 공기를 잠수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기존 잠수수색 방식보다 좀 더 장시간 수중수색이 가능하다.

구조작업에 투입된 잠수부들은 경력이 풍부하며 해당 지역 부근의 지형을 잘 알고 있어 야간수색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조배에 학부모 대표로 탑승한 단원고 2학년 장모군의 아버지는 "오전에 배 안에 있는 애들하고 문자와 전화통화가 됐다고 들었다"며 "경찰도, 119구조대 등도 모두 믿을 수 없어 직접 구조작업에 함께 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처럼 선박 내 실종자 수색이 지연되고 특히 이날 "선박 안에 공기가 주입되고 있다"는 정부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나자 강하게 반발했다.

비 내리는 팽목항 앞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한 실종자 가족은 "선박 안에 공기가 주입되고 있다더니 다 거짓말이었냐"며 "정부에게도, 경찰에게도 모두 속았다"고 울부짖었다.

그는 "언론보도를 통해 구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줄 알았으나 막상 오늘 오전 사고현장에 직접 가보니 어떠한 구조작업도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며 "대체 책임자가 누구길래 손 놓고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날부터 민간 잠수부 등이 구조작업에 지원하고 나섰으나 경찰 측의 반대로 이들이 구조에 투입되지 못했다며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서로를 독려하기도 했다.

세월호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작업에 진척이 없자 팽목항에 모인 수십 여 명의 학부모 가슴만 까맣게 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물 한모금 먹지 못했다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공기 없는 선박 안에서 버티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한시가 급하다"며 울먹였다.

또 다른 학부모도 역시 "아이들이 하루 반나절 동안 여객선 안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며 "아이들이 죽고 난 뒤에 시체를 꺼내려 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58분쯤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청해진해운 소속 6825톤급 여객선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되기 시작했다.

이 선박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등 475명이 탑승해 있었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이 사고로 9명이 숨졌고 287명이 실종됐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