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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 기우로 끝났지만…"고금리에 '부동산 PF' 불안 지속"

제2 금융권 리스크…"저축은행 잠재 부실규모 상당한 수준"
금융당국 "위기 없다" 주장에…"불안 상황 여전하다" 지적도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4-04-30 05:50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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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는 증권가 격언처럼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별 탈 없이 지나갔다. 우려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도, 신용경색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부실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고금리와 고환율로 인한 부담도 여전히 크다. 특히 제2금융권, 그중에서도 저축은행의 부실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권 전체 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말(134조3000억 원)보다 1조40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7%다. 증권이 13.73%에 달했고, 저축은행 역시 6.94%로 집계됐다.

그동안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부동산 PF를 금융시장의 위험 요소로 평가해 왔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에 이어 롯데건설이나 동부건설 등 추가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4월 총선 후 부동산 PF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여기에 가계 부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신용위기로 인한 위험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다.
다행히 정부 정책의 변화는 달라지지 않았고, 유동성이 위험하다고 거론된 건설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상황 악화를 피했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금융회사가 PF 부실에 대한 관리에 나서면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춘 것도 긍정적이다. 우려했던 4월 위기설이 기우로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도 위기 현실화 가능성은 낮았다"며 "시장의 우려보다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외 경제 불안 요소들이 산적해 있고, 고금리와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가계부채 역시 또 다른 뇌관이다.

금리가 높고 건설경기가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산 PF 문제가 단기간에 쉽게 해소되긴 어렵다는 평이다. 건설비용은 비싸지고, 자금 조달 부담은 늘었다.

신용평가사는 특히 제2 금융권에 대해 우려했다. 지방 소재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시설과 수요 기반이 낮은 비주거 익스포져 중 상환 순위가 중·후순위인 경우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최종 손실위험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5개 증권사가 이미 적립한 충당금 및 준비금 규모는 2조 원이고, 시나리오별로 향후 약 1조1000억~1조9000억 원의 추가손실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캐피탈사는 총 27조 원의 부동산PF 중 2조4000억~5조 원의 손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6개 저축은행은 부동산PF 익스포저의 약 9000억~1조6000억 원이 부실화되며, 예상 손실 규모는 2조6000억~4조8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그중에서도 저축은행이 위험한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은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이연된 잠재 부실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부동산시장의 빠른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경우 현재의 충당금 수준은 낙관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저축은행 업권의 경우 향후 발생하는 PF 부실화 관련 손실이 PF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저축은행은 앞으로도 부동산PF로 인한 적자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기자본까지 감안하면 2011년과 같이 다수의 저축은행이 부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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