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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1900조…부동산·비은행권 비중 ↑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한국금융연구원, 취약 기업 상환능력 분석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2024-04-28 15:11 송고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부동산·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금융기관 국내 기업대출 잔액이 1900조원에 육박했다. 기업 부문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 악화로 귀결될 수 있어 공기업 부채와 금융회사 자산이 과도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정부 정책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7일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이 1889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은행권 1350조5000억 원, 비은행권 539억1000억 원 등이었다.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전년 동기 대비 기준) 10.8%씩 확대됐다.

금융업권별로 살펴보면 펜데믹 이후 16분기 만에 은행권 기업대출은 45.1%(419조6000억 원), 비은행권 기업대출은 92.7%(262조2000억 원) 등으로 증가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대출 54.3%(98조9000억 원), 중소기업 대출 56.5%(545조 원) 등으로 늘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대출이 주로 은행권 중심으로 실행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고금리 상품인 비은행권 대출이 50% 정도를 차지해 부채의 질이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 기업 대출 추이를 보면 펜데믹 이후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부분으로 인식된 부동산 관련 업종과 펜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펜데믹 이후 부동산업은 175조7000억 원, 건설업은 44조3000억 원으로 전체 업종 대출 증가 567조4000억 원의 38.8%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업종 비은행권 대출이 팬데믹 이후 약 2배 규모로 확대되면서 이들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급상승했다.

펜데믹 피해가 컸던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대출은 정부 지원 영향으로 각각 92조7000억 원, 27조5000억 원 등으로 확대됐다.

위기별 취약기업 차입금 비중.(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위기별 취약기업 차입금 비중.(한국금융연구원 제공)

최근 상환능력 취약 기업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7.4%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고점(67.8%)보다는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50.5%로 외환위기 고점(62.0%)보다 낮았지만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 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다 크게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6.4%)과 유사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 취약 기업(100% 이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였다.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업 부문 부실은 최종적으로 정부 재정악화로 귀결될 수 있어 정책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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