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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지연에 중동 불안까지…역대 4번째 '1400원'[돌아온 킹달러]①

한 달 만에 5% 급등…역대 4번째 '1400원' 찍은 환율
중동 갈등에 '오버슈팅' 가능성 있지만…'신용 위험' 과거와는 다른 양상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4-04-18 05:50 송고 | 2024-04-18 11:19 최종수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4.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4.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역사상 4번째로 1400선을 돌파하면서 또다시 찾아온 '킹달러' 현상의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지연, 중동 긴장 고조부터 우리 경제 펀더멘털 약화 영향까지 대내외 영향으로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당 원화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7.7원 내린 1385.50원에 마감,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16일 오전 한때 1400원 선을 넘자 외환 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데 영향을 받아 반락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은 한 달 전 1330원대 수준(3월 18일·1333.7원)에서 5%가량 급등했다. 지난 16일 오전 한때 1400.24원까지 올라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라서기도 했다.

1990년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은 건 이번이 역대 네 번째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에서 시작된 고금리 충격과 국내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약 1년 반 만에 1400원 시대가 도래했다.

달러값 고공행진을 이끈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어두워진 금리 인하 전망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은 연내 3회 금리 인하에 다소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생산·소비·고용 등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전망치를 웃돌며 매파적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 16일(현지시간)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데 기존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완고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필요한 만큼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연준에서 금리 인하 지연에 못을 박는 발언이 이어지자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장 중 한때 5%를 돌파,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인한 '킹달러' 현상에 불을 붙였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도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높아지는데, 특히 중동 지역 불안은 국제 유가 상승까지 부추겨 물가 불안과 경계 침체 리스크를 부각한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전면 공격했고,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국내 상장사의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달러 선취(선물 순매수)가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달 중에만 외국인 배당이 9조 원 이상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배당금을 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자국에 송금하기 위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면 원화 약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내수가 악화하는 등 원화 펀더멘털 약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동 갈등이 격화되면 일시적으로 1450원까지 환율이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과도한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과거 3차례의 고환율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국내 신용 위기거나 글로벌 위기 국면이었지만, 현재는 우려는 있으나 신용위기가 크게 현실화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 원화만의 약세가 아니라는 점도 다르다"고 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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