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페퍼톤스 신재평(왼쪽), 이장원/ 사진제공=안테나 |
카이스트 전산학과 동기 신재평과 이장원이 결성한 페퍼톤스는 지난 2004년 EP '어 프리뷰'(A PREVIEW)로 데뷔해 '슈퍼판타스틱'(Superfantastic), '공원여행', '행운을 빌어요' 등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는 다수의 곡들을 발매하며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이에 20주년 앨범의 리메이크 음원들에는 수민, 잔나비, 루시, 이진아, 정동환, 유다빈밴드, 스텔라장 등 다수의 가수들이 참여하며 이들의 남다른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또한 신곡들의 라인업도 다채롭다. 20년의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신나는 응원의 위로를 전해왔던 페퍼톤스인 만큼, 이번 앨범에도 타이틀곡 '라이더스'를 비롯해 '코치', '다이브!'(dive!) 등 심도 깊은 가사에 싱그러운 리듬의 곡들을 담았다. 늘 '청춘'이라는 주제와 함께 했던 페퍼톤스가 그들만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한다.
페퍼톤스의 20주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는 17일 오후 6시 발매되는 가운데, 최근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20주년을 맞은 소감과 신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우정을 이어온 페퍼톤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밴드 페퍼톤스 / 사진제공=안테나 |
-이번 앨범에 많은 후배들이 참여해 줬는데 어떻게 기획이 된 건가.▶(신재평) 처음에 20주년 앨범을 어떻게 할까 얘기가 나오고 정말 무시무시하게 20곡을 발표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건 못 하겠다 싶었고, 그래서 10곡을 안테나에서 준비를 해보겠다고 얘기해주셨다. 근데 반신반의를 했다. 저희가 오랫동안 활동하기는햇지만 엄청 대단한 레전드 팀들 같은 팀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부끄럽다. 전 국민이 알만한 히트곡이 있는 팀도 아니다. 저희가 가진 나름의 고유한 정서와 맛을 가지고 그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계속 공연도 하고 그러면서 지속된 그저 감사한 팀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20년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오늘날 페퍼톤스를 있게 한 노래나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
▶(신재평) 사실 한 곡을 뽑는 게 힘들다. 근데 저희가 공연에 가면 세트리스트를 짜게 되는데 절대 안 빠지는 노래는 '행운을 빌어요'다. 그게 저희에게는 '말 달리자' 같은 노래다. 그 노래가 나온 지 12년이 됐다. 여전히 방송에 나오고, 특히 수능날에도 많이 나온다. 사실 이게 이별 노래인데, 제목 때문에 그런가 싶다.(웃음)
▶(이장원) 중요한 건 액면가다.(웃음)
-페퍼톤스하면 BGM 아티스트라는 평가도 많은데, 현재 가요시장에서 페퍼톤스의 정체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신재평) 저희는 저희만의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널리 알려졌다기 보다는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그런 팀이다. 그래서 저희 음악은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쉽게 떠나지 않고 다음 음악이 나오면 계속 들어주시는 것 같다. 저희도 그 기대를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해 다른 대중가요와는 다른 색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정서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나는 음악을 하자고 시작했고 그게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차고 긍정적인 기분을 주게 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낙관적인 세계관을 가진 팀이 된 것 같다. 사람들이 어떤 때는 차분한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공감을 하기는 하는데 저희는 신나는 음악, 활기차고 명랑한 음악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많이 발전시켰고 개발해 왔다. BGM으로도 이런 노래들이 필요할 때가 많다. 또 이게 영상이랑 잘 붙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나오더라.
▶(이장원) 예능 BGM에서 많이 써주신다. '이 노래가 그 노래야?' 하는 분들이 많은 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쨌든 각인이 되어있다는 거 아닌가. 우리가 그 노래를 발표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을 때 반가워할 줄 아는 것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페퍼톤스는 청춘을 상징하는 음악들을 많이 만들어왔는데, 페퍼톤스가 정의하는 청춘은 무엇인가.
▶(신재평) 저는 어떤 시기를 살아가고 있든지 그때마다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오는 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지금 이 나이대에서 그냥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하자고 하고 있다. 억지로 청춘 얘기를 막 하자고 기획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저희가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릇이 낙관적이고 활기찬 곳에 담아내다 보니 잘 받아들여지는 게 아닐까 싶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