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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세월' 흘렀지만 부모는 여전히 그날…비통한 바다서 추모식

"대답 없는 딸 목 놓아 부른지 10년째…너희와 함께 바다에 갇혔다"

(목포=뉴스1) 이수민 기자 | 2024-04-16 12:09 송고 | 2024-04-16 12:23 최종수정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추모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추모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대답 없는 아들아 딸아…. 엄마 아빠는 너희와 같이 10년이라는 세월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단다."

4·16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해역에는 유가족들의 흐느낌과 울부짖는 소리만이 가득 찼다.
국화 꽃잎이 파도에 흩뿌려질 때마다 어머니들은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 것만 같았다. 바다 가까이 상체를 내놓고 조금이라도 내 새끼에 가까워지려는 듯 몸부림치는 모습은 10년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유가족들은 참사 발생시각인 오전 10시 30분에 열리는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 안산에서 출발했다.

오전 7시 10분 전남 목포에 위치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 도착했을 때 부모들은 다소 침착한 모습이었지만 차차 사고 해역에 다다를수록 굳은 다짐은 무너져만 갔다.
약 96㎞ 떨어진 사고해역에 해경경비함정 3015함(3000톤급)이 3시간 만에 도착했을 때 부모들은 고스란히 10년 전 그날로 돌아가 있었다.

오전 10시30분 선상 추모식의 시작과 동시에 곳곳에서 곡소리와 울음이 터져 나왔다.

2학년 3반 김빛나라 아빠 김병권 씨는 "매년 4월이 되면 돌아오지도 볼 수도 없는 너희들이 그리워 가슴이 너무 미어진다"며 "불러도 대답없는 너희들을 목 놓아 부른다. 너희의 이름을 부르면 그리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던 그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4월 16일 오전 전화 한 통으로 부모는 생활 자체가 엉망이 됐다"며 "해마다 봄이 되면 꽃들이 피어나는데 너희들은 세상에 꽃도 피우기 전에 부모 가슴에 한 송이 꽃으로 남았다"고 회상했다.

또 "지나간 세월에 거슬러 그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너희를 그 배에 태우지 않았을 것을 후회한다"며 "엄마 아빠도 너희와 같이 세월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언제쯤 세월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무능한 정부가 진상규명과 반성도 없이 우리를 가둬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엄수된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엄수된 추모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이후 유가족들은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렀다. 몇 몇 부모들은 자녀의 순서가 되면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 펑펑 눈물을 흘렸다.

잠시 뒤 참사 해역을 표시한 부표를 향해 국화꽃을 전한 부모들은 한참을 바다를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유족들은 육지로 들아와 오후 3시 30분쯤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한 차례 더 추모식과 문화제를 열 방침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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