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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색 짙은 울주군, '범서'는 민주당 이선호 후보 손 들어줬다

범서읍 출신 여야 후보 첫 격돌…11개 읍·면은 서범수 후보 이겨
사전투표 민주 단 7표 차 앞서…"민주, 중부·남부권 확장력 키워야"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24-04-15 10:03 송고 | 2024-04-15 16:09 최종수정
국민의힘 서범수 후보(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선호 후보가 21일 울산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2대 총선 울산 울주군 후보자 등록을 하고 나와 악수를 하고 있다.2024.3.21/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국민의힘 서범수 후보(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선호 후보가 21일 울산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2대 총선 울산 울주군 후보자 등록을 하고 나와 악수를 하고 있다.2024.3.21/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22대 총선 울주군 선거구의 개표 결과를 보면 여전히 보수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범서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던 (관외·관내) 사전투표에서는 예상과 달리 민주당 후보가 단 7표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달 6일 울주군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서범수 후보(60)의 범서읍 출생 여부를 두고 경쟁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선호 후보(63)가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은 서범수 후보가 '울주군 범서읍 사연리'에서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시하고 이선호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사태로 번졌다.

그렇다면 왜 이선호 후보는 선거구인 울주군의 출생지 여부도 아니고 군내 12개 읍·면 가운데 하나일 뿐 인 범서읍 출생 여부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을까.
범서읍이 차지하는 울주군 내의 특별한 정치적 위상 때문이다.

울주군은 12개 읍·면으로 구성된 도농복합 지역으로 정치적으로 보수 세가 매우 강한 곳이다.

하지만 유독 범서읍은 진보적 유권자가 우세한 곳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선거 때마다 앞섰다.

보수색 짙은 11개 읍·면으로 둘러싸인 '진보의 섬' 같은 곳이다.

더군다나 22대 총선 기준, 전체 울주군 유권자 18만8440명 가운데 26%인 4만9365명이 몰려있다.

'보수 텃밭'인 울주군 선거에서 민주당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은 진보적인 범서 표를 결집해 나머지 열세인 11개 읍·면과의 표 차이를 뒤집는 것이다.

2004년 총선과 2018년 울주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범서 표를 결집해 나머지 읍·면에서 득표의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했었다.

이 당시 열린우리당 강길부 후보(61)가 3선을 노리던 한나라당 권기술 후보(67)를 꺾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당시 울주군은 농촌과 어촌 인구 비중 높아 현재보다 훨씬 보수색이 강해 민주당 계열의 강길부 후보의 당선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개표 결과 강길부 후보가 범서에서 1300여표를 더 얻어 878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읍면에서 이긴 권기술 후보가 결국 범서표 때문에 3선 도전에 실패했다.

'범서표'의 위력은 지난 2018년 울주군수 선거에 범서읍 출신 이선호 후보가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 당선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선거에서 이선호 후보는 범서에서 8584표를 더 얻어 당시 자유한국당 이순걸 후보를 4969표 차로 이겼다.

이 때 이선호 후보는 범서와 인접한 언양읍에서 7표를 더 얻을 뿐 나머지 10개 읍·면에서는 이순걸 후보에게 3615표 차이로 패했다.

'고향' 범서의 진보적 표심이 이선호 후보에게 울주군수 당선의 영광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치러진 민선 8기 울주군수 선거때는 이순걸 후보와 리턴매치에서 이선호 후보는 범서에서 겨우 1539표 차로 이겼다.

범서에서 1539표차 밖에 벌리지 못한 이선호 후보는 울주군 11개 읍·면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1만7135표(17.61%) 차이로 낙선했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서범수 후보가 6만6317표(52.74%)를 얻어 5만4563표(43.40%)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김영문 후보를 1만1175표(9.34%) 차로 이겨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이때도 범서 유권자들은 범서 출신 서범수 후보보다, 삼남면 출신 김영문 후보에게 1473표를 더 줬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영문 후보의 고향인 삼남면에서는 서범수 후보가 오히려 1782표 앞섰다.

울주군 유권자의 보수성과 범서읍 유권자의 진보성이 잘 대비되는 예라 할 수 있다.

진보적 색채가 강하고 유권자가 26%나 몰려있는 범서읍은 민주당 후보에겐 사활이 걸린 전략적 선거구다.

22대 총선 초반 여야 후보가 '범서 출생지'를 두고 격하게 다툼한 것도 나름 이런 정치적 연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총선과 지방선거를 더불어 '범서 출신' 여야 후보가 처음 맞붙은 22대 총선에서 범서읍 유권자는 민주당 이선호 후보에 3335표를 더 줬다.

하지만 울주군 전체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서범수 후보가 나머지 11개 읍·면에서 모두 이겨 8737표(6.97%)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서범수 후보가 범서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읍·면에서 1만2072표를 더 얻은 결과이다.

지역 여야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주당이 범서읍 표 결집으로만 울주군 선거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며 "웅촌과 청량 등 중부권을 포함해 온산, 온양 남부권까지 표심 확장력을 꾸준히 키워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ourlkim183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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