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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건강] 원인 없이 기침 2~3주 계속되면 '이 병' 의심해야

OECD 중 결핵발생률 1위…올해 1만5천명 중 58%가 65세 이상
치료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 치료기간 단축 단기치료요법 주목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3-12-13 06:01 송고 | 2023-12-13 08:56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한 번쯤 엽서나 카드 옆에 크리스마스실(seal)을 사서 붙여본 이들이 많다. 요즘은 옛 추억으로 기억되며 '이 질환'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발병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환'은 결핵이다. 우리나라가 26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법정 감염병 중 코로나19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한 질환 역시 결핵이다.

13일 호흡기내과 의료진 등에 따르면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으로 환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통해 균이 공기 중으로 배출돼 감염되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 가래인데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에서도 관찰되기 때문에 증상만으론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감기로 인한 기침은 1주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호전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이 2주~3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을 의심해 병의원 진료나 흉부 X선 검사를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 2023년 1~9월 국내 결핵 환자(1만5451명) 중 57.9%(8950명)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집계된다.

다행히 결핵은 치료제를 정기적으로 꾸준히 먹으면 완치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결핵 치료제는 약 20가지인데 그중 가장 먼저 권고되는 약은 4가지다. 1차 치료제로 불리는데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에탐부톨, 피라진아미드 등이다.

일반적인 결핵은 이 4가지 약을 6개월간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그러나 환자가 치료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할 때 결핵이 재발하거나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 등으로 심해질 수 있다. 다제내성결핵은 결핵 1차 치료제 중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내성을 보이는데, 환자 1명이 10~15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며 다른 2차 치료제를 쓰더라도 치료 효율이 낮다.

치료 기간이 18개월~24개월로 길고 약제부작용 등을 경험하며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 환자는 반복적으로 입원하는 등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전반적인 결핵 환자 치료 성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서 관계자들이 크리스마스 씰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2022.11.2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수원시 팔달구 대한결핵협회 경기도지부에서 관계자들이 크리스마스 씰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2022.11.2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질병관리청이 지난 3월 공개한 '제3차 결핵 관리 종합계획'(2023년~2027년)을 보면 국내 결핵 환자발생률은 계속 줄어들고는 있지만 결핵 환자의 치료 성공률은 3년째 80%대(82%(2018년)→82%(2019년)→81%(2020년)를 유지하며 정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제내성결핵 환자 치료 성공률은 2022년 기준 73%로 더 낮았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다제내성결핵 신약 사용에 대한 급여기준을 개선하고 적정성 평가와 함께 단기치료 요법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질병청이 제시한 단기치료 요법은 최근 신약 개발 흐름에 따라 도입돼 다제내성결핵의 추가 전파 예방을 돕고 환자에게 추가적인 약물내성 예방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는 기존 18개월~24개월 걸리던 다제내성결핵 치료 기간을 6개월~9개월로 줄여, 복약순응도 역시 높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베다퀼린·프레토마니드·리네졸리드·목시플록사신 4가지 약(BPaLM)을 1차 치료법으로 6개월간 사용을 권했다. 프레토마니드가 포함된 BPaLM 요법은 빠른 효과로 기존 18개월~20개월의 치료 기간을 6~9개월로 줄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도 WHO 권고를 반영한 '결핵 진료지침 4판 개정' 공청회를 지난 11월 21일 개최하고 새로운 결핵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다제내성결핵 치료 등에 있어 기존 장기치료 요법 대신 단기치료 요법을 권고했다.

WHO 권고가 진료지침에 빠르게 반영되길 원하는 의료진의 요구가 거세다. 곽낙원 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뉴스1에 "단기치료 요법이 도입되면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간을 6~9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단기치료 요법은 환자의 치료 중단을 감소시키고 복약 순응도를 높여 결국 치료가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의 치료 성공률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개정을 시작으로 단기치료 요법의 사용 환경이 국내에도 마련돼 환자들이 치료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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