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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인기 못 얻는 방문진료…56.6%가 "앞으로도 시범사업 참여 안해"

"환자 찾기 힘들고 절차 복잡" 참여한 의사도 40%가 불만족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23-11-01 16:08 송고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힘든 환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실시하는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가진 의사가 10명 중 4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를 요청하면 의원에 소속된 의사는 거동 불편 유형을 확인하고 필요성을 검토한 후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작됐다.
방문진료 의사가 1인 이상 있는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모할 때 신청해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재 5차 공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시범사업에 의사들의 호응은 그닥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시범사업에 공모한 의료기관은 3856곳(의원 930곳, 한의원 2926곳)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의료비를 청구한 의료기관은 공모기관의 16.5%인 638곳(의원 194곳, 한의원 44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약 5만 곳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약 1.3% 수준이다.

1일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방문진료·재택의료 의사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24일까지 일차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 중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2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6.6%가 "향후에도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사들도 제도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사가 절반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사 65명에게 '시범사업 제도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39.9%가 불만족한다는 답을 내놨다.

불만족하는 이유로는 '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의 어려움'이 3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해서'는 20%,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은 16.9%,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돼서'는 13.8%로 뒤를 이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의사 274명은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22.6%)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방문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서'(15.3%), '방문진료를 지원할 인력이 부족해서'는 13.9%,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해서'(11.7%) 등의 이유도 있었다. '홍보 부족으로 미리 알지 못해서'도 17.9%를 차지했다.

의사들은 또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의사 진료 수가 개선'(31%)과 '방문진료 지원인력의 수가 개선'(26.8%)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간소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16.8%를 차지했다. 그 밖에 의료 취약 지역 수가(5.6%), 대상 환자 수 확대(3.5%)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사를 진행한 의료정책연구원의 임선미 연구원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수가 체계 등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환자 발굴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체계 마련 △낮은 수가 체계 조정 △인건비, 차량유지비 등 초기 정착 비용 지원 △방문진료 청구건수 월 최대 100회에서 150회로 증대 △지자체 전담인력들의 홍보 및 지원 △대한의사협회에서 방문진료 교육, 훈련 및 홍보 등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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