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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응급의료 전담 컨트롤타워’ 설치 추진…복지부·의료계 ‘환영’

여야 상임위원들 개정안 발의…현장 "실패한 정책 만회할 기회"
중앙·지방 응급의료센터 통합 '원'으로 격상…정부 추진의지 관건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3-10-24 06:01 송고 | 2023-10-24 09:17 최종수정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환자 진료 관련 안내문 모습. 2023.1.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환자 진료 관련 안내문 모습. 2023.1.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을 막고 재난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전담 컨트롤타워'를 설치하자는 정치권 움직임에 보건복지부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2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한국응급의료관리원을 신설한다는 취지로 대표 발의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복지부는 "별도 법인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복지부는 또 "필수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통합적 대응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응급의료 특수성을 고려할 때 더욱 전문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별도 법인 설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 설립 및 절차 관련 조문 정비와 세부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봤다.

현행 응급의료법은 복지부 장관이 응급의료 전반의 업무를 수행할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지역별로 응급의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응급의료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주영수 원장과 함께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2022.10.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주영수 원장과 함께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2022.10.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 2개 센터 운영에 관한 업무를 관계 전문기관·법인·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현재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운영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응급의료지원센터 운영은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각각 맡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학 전문가들은 재난·응급의료 현안의 특수성을 고려한 전문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전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해왔다.

실무적으로 봐도 의료원에 의해 운영되는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응급의료기관을 둔 국립중앙의료원을 평가해야 하는 체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이종성 의원은 2개 센터 역할과 업무 전반을 통합한 독립법인 '한국응급의료관리원'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달 10일 '한국응급의료정책개발원'을 세운다는 취지의 응급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인 의원 개정안은 2개 센터의 통합 컨트롤타워 격인 한국응급의료정책개발원을 설립함으로써 국가 응급의료정책 수행과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이 의원 개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의료원에서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호소와 염원이 받아들여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각 법안에 반색하며, 선진국들은 이미 전담 조직을 통해 체계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례도 들었다.

대한응급의학회 기획이사인 김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소방청이 지역 소방청과 소방파출소를 관할하듯, 응급의료도 별도의 독립된 컨트롤타워가 지역 민간 응급의료기관까지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09년부터 보건부 산하에 민관 합동 연방조직 응급의료조정센터(ECCC)를 설치, 운영 중이며 메릴랜드 주정부도 1970년대 초부터 응급의료관리원을 단독 기관으로 운영하며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회장인 이형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의사회도 센터의 독립과 역할 강화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면서 "응급의료는 전문가 입장에서 다수의 연관된 전문가들과 단체를 조율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연관된 이해당사자들이 많아 외부 영향에 의해 정책이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며 "지금껏 실패했던 응급 의료정책들은 현장을 잘 모르는 다수의 이해당사자에 의해 만들어져, 실제 현장 전문가 의견은 적절하게 반영되지 못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각 법안이 빨리 병합돼 이번 국회 폐회 전까지 통과돼야, 이름은 어떻든 별도의 독립된 컨트롤타워를 우선 설립할 수 있다고 본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측도 별도의 독립된 기관 설치 추진을 반기며 물밑에서 국회와 정부를 설득 중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종성 의원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응급의료 사업 이행을 위한 별도 기관 설립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직 슬림화'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전반에 관한 정부 정책의 효율적 이행을 위해서는 전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며 "응급의료 사업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인 설립보다 의료원 내 조직 개편 등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응급의료법 개정안(한국응급의료관리원으로의 격상 안), 현행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응급의료지원센터 운영 비교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대표발의한 응급의료법 개정안(한국응급의료관리원으로의 격상 안), 현행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응급의료지원센터 운영 비교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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