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사생활(미디어샘 제공)

이 책은 출판편집자 출신인 마름모 출판사 대표 고우리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15년 가까이 수많은 저자와 작업해오며 겪은 출판편집자의 솔직한 경험담이자, 1인출판사 새내기 대표의 좌충우돌 창업기다.

고우리 작가의 글에서는 출판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해 굳이 정의를 내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다 보면 출판편집자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된다. 그가 이야기하는 일상에서 직업인으로서 편집자의 면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려 출판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해 가장 실용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일상 자체가 하나의 직업적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출판편집자라면 으레 빈틈없고 꼼꼼한 직업윤리를 가졌다는 고정관념이 있을 법하지만, 그의 글에서는 오히려 '부산한 찰랑임'이 빛을 발한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가벼운 농담 같은 말투지만, 맹렬한 위트와 격렬한 사유를 똑같은 변의 길이로 담고 있다"고 말한다. 즉, 농담 같은 말투와 솔직한 글이 가능한 이유는 15년 간 편집자로서 한땀한땀 쌓아올린 단단한 커리어가 있기 때문이다.

고우리 작가는 자신의 약점과 부족함을 감추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부족함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이처럼 인간적 한계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오히려 독자에게 더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온다.단단한 커리어의 밑바탕에는 편집자는 '글을 다루는 사람이지만 결국엔 사람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을 소중히 다루는 작가의 직업정신 위에 솔직함과 경쾌함이 어우러진 가장 실용적인 직업 에세이다.

△ 편집자의 사생활/ 고우리 글/ 미디어샘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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