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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떡을 치죠" 한마디에 민망 분위기…문해력 논란 재점화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3-03-30 11:50 송고 | 2023-03-30 16:19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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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떡을 치죠."

지난 29일 이 같은 발언을 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관용어구의 의미를 아느냐, 모르느냐를 두고 어휘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정도면 떡을 친다'는 말이 원래는 그 정도 곡식이 있으면 떡을 빚고도 남겠다는 말이잖아"라며 "근데 얼마 전에 누가 모임에서 '이 정도면 떡을 치죠'이랬는데 사람들이 부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분 민망할 것 같아서 '자자, 다 같이 머리 씻는 시간을 갖죠'라고 말했더니 다들 푸하하 웃어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떡을 칠 정도다'라는 말을 누군가가 모른다고 해서 기겁하진 말자"고 덧붙였다.

네이버 사전과 국립국어원 한국어 기초사전 등에는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에 대해 "양이나 정도가 충분하다"라고 뜻풀이했다. 예시로는 "이만큼이면 우리 식구 모두가 다 먹고도 떡을 치겠다", "이 정도 돈이면 떡을 치고도 남습니다" 등이다.

추가로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을 속되게 이르는 말", "어떤 일을 망치다" 등의 뜻도 갖고 있다고 적혀 있다.
(트위터/국어사전 갈무리)
(트위터/국어사전 갈무리)

A씨 모임 일부 인원이 '떡을 치다'라는 관용구에 대해 '남녀가 성교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하면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떡 친다'의 의미가 다른 뜻으로 일상에 더 많이 사용되니까 자연스레 떠올린 것 같다", "뇌에 지식이 없고 이상한 생각밖에 없어서 그런다", "요즘 사람들이 말을 얼마나 가볍게 변질시키는지 알려준다", "이래서 '봇물 터지다'라는 말도 괜히 오해받을까 봐 못 쓰는 관용구가 됐다", "한글이 위대하면 뭐 하냐. 사용자들이 갈수록 천박해지는데" 등 의견을 남겼다.

특히 한 누리꾼은 "책을 안 읽으면 어떤 표현들은 모르는 채 살아갈 수 있다. 다만 예전에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운 태도였다면, 요즘은 무식한 사람들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왜 그런 표현을 쓰냐'고 난리 친다는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문해력 논란을 불러온 '심심한 사과'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A씨는 "'무슨 저런 말을 하나'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고, 이걸로 농담해도 되나? 웃어도 되나? 이런 분위기였다"며 "떡을 친다는 말을 다들 알고 있는데 저희 모임이 워낙 상스러운 농담을 많이 해왔다"고 해명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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