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7년간 기록한 고향 '익숙한 낯설음'…강홍구 개인전

'무인도와 유인도-신안바다2'展…사바나미술관서 4월23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3-03-18 07:00 송고
 모래의 기억,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와 드로잉 꼴라주, 140 x 280cm, 2022 (사바나미술관 제공)
 모래의 기억, 캔버스에 디지털 프린트와 드로잉 꼴라주, 140 x 280cm, 2022 (사바나미술관 제공)

사바나미술관은 오는 4월23일까지 강홍구 작가의 개인전 '무인도와 유인도 - 신안바다2'를 개최한다.

강홍구는 한국 디지털 사진의 1세대 작가로 전통적인 사진을 기반으로 회화와 포토몽타주를 통한 합성 등 사진매체의 실험과 변주를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17년간 고향 신안을 오가며 무인도와 유인도에서 발견한 삶과 죽음의 풍경, 사라지고 있는 것들의 기억과 환상에 대한 사진, 드로잉, 영상 등 신작 포함 총 9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신안군은 1025개의 섬 중 72개의 섬만이 유인도로 나머지 섬들은 모두 무인도이다. 강홍구는 신안을 다니며 찍은 무인도와 바위섬 사진 위에 어린 무인도를 바라보며 꾸었던 꿈과 상상, 전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횃불, 구명보트, 피아노, 거대한 야생화 등 무인도에 있을 수 없는 존재들을 그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과 환상을 드로잉, 오브제 설치 등으로 담아낸 드로잉 꼴라주도 선보인다. 작품에 설치된 오브제들은 작가가 신안 촬영 중 신안 바닷가에서 가져온 것들로 어린 시절 태풍 후 바닷가로 밀려온 물건들을 확인하던 작가의 기억에서 시작했다.
오브제들은 바닷가로 밀려오며 바다를 오염시키는 존재인 동시에 바람과 파도에 닳고 씻겨 낯선 형태로 바뀌며 아름다움까지 느껴지게 하는 아이러니함을 가진다.

이 아이러니함은 고향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안의 풍경에서 느낀 작가의 '익숙한 낯설음'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작품 위에 설치한 오브제로 보여준다.

강홍구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사라진 고향에 대한 향수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우리 시대의 고향에 대한 향수는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라 세계의 경이에서 비롯되는 '존재의 빛'에 한 번이라도 이르러보기 위해 애씀일 수 있다고 또 말한다.

그 애씀은 사유와 예술작품을 통해 나타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경우에는 신안을 돌아보고 작품화하는 것으로 그것을 시도해 본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강홍구는 아직 고향이 남아있고 오래된 고향 집도 있지만 되돌아갈 수는 없으며, 이는 물리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존재와 세계의 변화가 불러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icki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