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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②하늘의 새부터 바닷속 돌고래도 영향

환경 훼손 문제 쟁점…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조류 충돌 위험 최대 8배 높아…'제주도 패싱' 비판도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3-03-11 07:00 송고
편집자주 수년간 찬반 논란을 거듭했던 제주 제2공항이 최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조건부 동의로 또 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2공항의 추진 배경과 환경 훼손을 중심으로 한 논란과 전망 등을 뉴스1제주본부가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인근 제주올레 1코스(뉴스1DB)©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인근 제주올레 1코스(뉴스1DB)©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최대 쟁점은 환경훼손 문제다.

국토교통부도 이를 의식해 제2공항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공항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류 등 생물 대체서식지 조성, 탄소배출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비롯해 최근 완료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준수하겠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공항 등을 건설하기 전 환경 측면에서 계획과 입지가 타당한지 검토하는 절차다. 환경부는 국토부가 2019년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2차례의 보완요구와 1차례의 반려 끝에 4년만인 지난 6일 조건부동의했다.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보완과정을 통해 환경 보전대책이 마련되는 등 입지 선정이 타당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역에 충분한 정보 제공 및 제기되는 쟁점을 검토해 기본계획 수립 및 환경영향평가에 반영 △조류 충돌 위험관리 계획 수립△소음·법정보호생물·숨골 등의 정밀한 영향조사와 저감방안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동의하자마자 부실 의혹 거세

그러나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동의하자마자 부실 평가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참여했던 전문기관들이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는데 환경부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이은주 의원실 등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서에서 "사업대상 전역에 맹꽁이 서식지가 산재해 있어 불가피한 환경영향이 우려된다"고 했다.

생태원은 맹꽁이 중요서식지에는 시설물 배치를 수정하거나 사업규모 축소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은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문제를 지적했다.

제주도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날아 오르고 있다.2018.10.23/뉴스1 © News1
제주도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날아 오르고 있다.2018.10.23/뉴스1 © News1

제2공항 부지의 조류 충돌수는 기존 제주공항에 비해 최소 2.7배에서 최대 8.3배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국내에서 조류 충돌수가 가장 높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비해서도 최소 1.6배에서 최대 4.96배나 높다.

심상정 의원은 "이 정도로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을 해소하려면 공항부지 주변의 철새도래지 등의 조류 서식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기술했다"고 지적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항공기 이착륙 소음이 비행 경로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문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산과학원은 또 사업부지에 있는 숨골(빗물이 지하의 용암동굴로 빠져 나가는 통로)로 공사 중 지반이 내려가는 등 안전성을 위협할뿐아니라 오염원이 바다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유영을 하고 있다.2018.11.29/뉴스1 © News1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유영을 하고 있다.2018.11.29/뉴스1 © News1 

전략환경영향평가 자체도 논란거리지만 그 과정에서 제주도를 패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오영훈 지사는 조건부동의 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이행해야 하는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 개최는 계획 조차 없었고 제주도와 도민에게는 그 어떠한 정보 제공이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했다.

제2공항의 환경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에서 환경영향평가와 도의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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