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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냉동에 최대 200만원 주는 서울시…산부인과 의사들 "환영"

시 "장래 출산 가능성에 투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
다만 지역 내 지원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다른 문제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3-03-09 11:17 송고
8일 서울시가 소득과 시술별 횟수 제한을 폐지하고 모든 난임부부에 시술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구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난임지원 관련 상담부스 모습. 2023.3.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8일 서울시가 소득과 시술별 횟수 제한을 폐지하고 모든 난임부부에 시술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구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난임지원 관련 상담부스 모습. 2023.3.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난자 냉동(동결) 시술비용을 2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전날(8일) 밝힌 데 대해 산부인과 의료진은 9일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술비용 지원과 시술비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다른 문제라며 이번 서울시 사례를 보며 향후 적용 대상을 넓혀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30~40세 여성은 물론 20대 여성이라도 일부 대상에 지원 가능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 해 10명 중 1명(2022년 기준 10%)이 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난다.

공식적으로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전국에 연간 25만명에 달하며, 서울에는 8만2000여명이 있다.

서울시는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난임 인구에 대한 지원부터 파격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인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기준을 폐지해 모든 난임부부에 시술비(본인부담금)를 회당 110만원까지 지원한다. 기존 시술별 지원횟수 제한도 없애 시술 선택권을 보장한다.

아울러 이른바 '얼린다'는 의미로 알려진 난자 냉동 시술을 하는 30~40세 여성에게 첫 시술 비용의 50% 내에서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한다.

지원 대상에는 미혼 여성도 포함된다. 20대 여성이라도 난소종양 관련 질환이 있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난소기능 저하로 조기폐경 가능성이 있을 경우(AMH 검사 결과 1.0 미만) 지원받을 수 있다.

난자 냉동 시술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회당 약 250만~500만원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는 최근 결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지금은 아니더라도 추후에 임신·출산을 희망하는 미혼 여성 사이에 난자 냉동 시술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한 것이다.

전국의 차병원 네트워크가 지난 2021년에 수행한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보관 시술 건수는 1194건으로 2020년 574건의 2.1배에 달한다. 10년 전인 2011년(9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냉동 시술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에 투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임신 원하는 중증질환자에 두터운 보장 요구…"정자 냉동 지원도 고려해야"

서울시의 이같은 결정에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정책의 확대를 환영한다"며 "난임부부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면서도 일선 시술 기관에 행정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술비를 건강보험 급여에 적용해달라는 일각의 요구에 보건복지부는 가임력 보존을 위한 냉동은 개인 선택에 의한 시술이고, 직접적인 난임의 대응 수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뉴스1>에 "시술비를 지원하는 것과 건강보험 급여로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하며 복지부 관계자 설명에 동의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냉동은 최종적으로 출산까지 유도할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번 서울시 결정에 대해 "냉동 난자와 이 난자로 시술받는 일은 다르다. 이는 개인 판단인 데다, 개인마다 성공률도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동결 난자를 이용한 평균 출산 성공률이 (전체적으로) 약 39%에 그치지만 38세 이하면서 보존한 난자가 20개 이상일 때는 성공률이 최고 7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김 회장은 "난자는 어릴 때 냉동할수록 향후 임신에 유리하므로 20대의 난자 냉동도 장려할 만하다"며 "(시가 세운 20대의 기준은) 차후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검토한다면 구체적으로 확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난소 예비력 수치뿐만 아니라 난소 종양이나 암 등의 중증질환자에도 두텁게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냉동뿐만 아니라 정자 냉동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남성의 경우 고환암 치료를 앞둔 미혼 남성이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정자 냉동을 고려하는 사례도 있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저출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직접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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