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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의약품값 무더기 올린 美제약사들…IRA법에 인상률 제한

향후 바이오시밀러엔 긍정적 영향 전망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2023-01-06 06:10 송고 | 2023-01-06 09:48 최종수정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새해 들어 미국 내 주요 제약사들이 수백건이 넘는 의약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인상률이 높지 않아 지난 8월 미국 정부가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6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수백건에 이르는 의약품 공급가격을 인상했지만 대부분 약 5% 내외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2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1일 이후 의약품 약 1800개 품목의 가격이 인상됐다. 
약가 감시 단체인 '46브루클린'은 약가를 인상한 주요 기업을 공개했다. 우선 화이자는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성분 팔로시클립)와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잴코리'(성분 크리조티닙) 약가를 약 8% 인상했다. 화이자는 이 두 약물을 포함해 90개가 넘는 의약품의 정가를 인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약가 인상률은 평균 9%대를 기록했던 지난 2010년 중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커진 탓도 있지만 지난 2021년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영향이 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의약품·에너지 가격 인상 억제를 통해 물가를 안정화하고 세액 공제 등 직접적인 가계 지출 축소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처방의약품 가격 인하, 보건비용 부담 완화, 제약업계 영향력 견제 등 내용이 담겼다.

2023년부터 물가상승률보다 인상분이 높은 의약품에는 정부에서 리베이트를 지불하고 메디케어 파트D에 포함할 의약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트D는 처방의약품의 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의약품 공급가(도매가)와 실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격에는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제약사와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약가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약가 할인이나 리베이트 등이 포함돼 가격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리베이트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 보건부(HHS) 또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정확한 약가로 메디케어 같은 공공의료보장 프로그램 지출이 초과지급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제약사의 실제 의약품 판매가가 항상 정확하게 보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46브루클린은 또 화이자 외에도 애브비, 아스트라제네카(AZ),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다케다, 테바 등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이 의약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고했다.

인상 폭이 큰 주요 품목으로는 다발성 골수종을 대상으로 한 BMS 카티(CAR-T) 치료제 '아베크마'(성분 아데캅타진 비클류셀)와 이중표적 카티 치료제 '브레얀지'(또는 리소셀, 성분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가격을 약 9% 올렸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성분 렘데시비르) 가격을 약 10% 인상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약가 인하 압력이 커지면서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제제 복제약)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2027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처방에 대한 급여는 6%에서 8%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9월 발표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바이오시밀러'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상호대체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가 메디케어 협상 대상에 들어가면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들이 더 큰 가격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사 블록버스터 의약품 약가를 인하하는 것보다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허용하는 것을 더 선호할 수 있다"며 "특허 전략을 수정하거나 바이오시밀러 업체와 협상을 통해 출시를 늦추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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