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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도 알바도 힘든 '주휴수당'…초단시간 근로자만 양산?

소상공인, 주휴수당 부담 덜기위해 '알바 쪼개기’ 늘어
구직자도 장기알바 찾기 어려워…정부, 주휴수당 폐지할까?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2022-12-20 07:00 송고
2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 202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일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 202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남 사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32)는 본인과 가족이 일하는 시간 외에는 하루에 7시간씩 주 2일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4명을 고용해 일을 시키고 있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을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경우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은 시간 일을 시키다 보니 업무 숙달이 늦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거의 매월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창원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B씨는 집 근처 음식점에서 저녁시간에 하루 4시간 주 3일 일한다. B씨는 “생활비를 벌려면 더 일을 해야하지만 요즘 알바를 구하는 곳들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고 대부분 주 2~3회 15시간 미만 일을 시킨다”며 “추가로 알바자리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기존 알바 시간과 시간대가 안 맞아서 다른 일을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주휴수당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소상공인도 구직자도 울고 있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하루치 일당을 더 주는 제도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 함께 도입됐다.

그러나 주휴수당 지급은 50년 넘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시급은 2017년 6470원에서 올해 9160원으로 5년 만에 41%가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면 실질 시급은 1만992원으로, 시급을 1800원 넘게 더 주는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주휴수당 부담을 덜기 위해 주당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실제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초단시간 근로자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기 전인 2017년에는 연평균 96만명 수준이었으나 지난 9월 179만5000명을 기록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저희같은 자영업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아낄 수 있는 건 인건비뿐이다. 저희도 오랫동안 장시간 일할 수 있는 근무자가 있으면 좋지만, 주휴수당이라도 아끼기 위해 알바생들 근무시간을 쪼개서 구할 수 밖에 없다. 영세자영업자들에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휴수당제 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2일 정부의 위탁으로 노동개혁 과제 발굴을 논의해온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연구회)는 주휴수당을 없애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연구회는 권고문에서 “주휴수당은 근로시간과 임금 산정을 복잡하게 하고,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계약을 유인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연구회가 발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노동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고안은 대부분 법률 개정이 필요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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