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사회 > 환경

도심 건물 짓고 부술 때도 탄소 배출되는데…태양광 패널만 설치

현재는 에너지 저감에 초점…건설시 탄소 배출량 기준·통계 없어
친환경 공법·자재 활용시 비용 상승…정부 금융지원 필요 주장도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22-11-19 07:30 송고
시민단체들이 18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알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손실과 피해' 지원 등 기후변화 대응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도시에서 건물을 새로 짓거나 부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운영 및 유지에 집중한 현재의 건물 친환경 관리를 확대해 탄소 중립에 보다 폭 넓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19일 학계와 환경계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세계 인구의 76%, 국내 인구의 91%가 모여 살고 있는 도시의 친환경화가 필수적이다. 

도시의 친환경이란 단순히 도심내 녹지나 수변 생태시설 등을 늘려서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도시를 이루는 업무시설과 주거단지, 상업시설 등 건물의 탄소중립이 중요하다.

도시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대부분 건물에서 이뤄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온실가스 중 68.7%가 상업·주거·업무시설 등 건물에서 배출됐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5~6차 평가보고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물의 총 탄소 배출량은 건물을 짓기 위한 터 닦기부터 새 건물을 짓거나 땅을 비우기 위한 건물 해체 과정까지 이른바 '전 주기'(Life Cycle Assessment)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건물의 전 주기 탄소 배출량은 건물 사용에 집중돼 있다. 건물 조명을 밝히거나 엘리베이터를 움직이고, 냉·난방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또 여기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얼마큼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것이다.

유지·관리 단계의 탄소 배출량은 통상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 등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미국 그린빌딩 위원회의 리드(LEED), 일본의 캐스비(CASBEE),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 건축 인증(G-SEED) 등이 여기에 속한다.

본사 옥상 대부분을 태양광 패널로 덮고, 여기서 나온 에너지를 활용해 1년 중 9개월 동안 냉·난방하는 애플, 땅 속 167m에서 지열을 얻어 냉·난방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와 서울스퀘어가 리모델링 등을 거쳐서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그러나 건물 건설과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거나 인증하는 제도는 아직 전무한 상황이다. 얼마큼 친환경 자재를 써야 하는지, 자재를 운송하는 과정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는 관심과 규제 밖에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향후 녹색건축인증 등은 건축 자재와 건설 과정의 탄소 저감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용적률 완화와 취득세 감면 등 혜택을 걸고 '제로에너지건축물'(ZEB)과 '저탄소 건물'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원도, 부산, 울산, 제주 등 지자체도 이와 유사한 '녹색 건축물 조성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데 방점이 찍혔다.

10일(현지시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열리고 있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마스크를 쓴 기후 운동가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 AFP=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이에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을 내놓고 건물 분야 온실 가스 배출량을 관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신축 건물이 친환경적으로 지어질 수 있도록 허가 기준을 관리하고, 기존 노후 건축물을 '그린 리모델링' 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건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6450만톤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친환경 자재로 평가되는 목재를 공공건축 신축 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목재는 콘크리트나 철과 달리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철근 콘크리트를 만들 때의 약 25%밖에 발생하지 않는다. 우려되던 목재 강도나 화재 취약성 역시 특수 공법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국토교통부, 산림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환경단체 등은 이같이 건축물의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즉 '내재탄소'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친환경 자재를 전기차·수소차로 운송하게 한 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방식으로 짓게끔 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승일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팀은 한국기후변화학회에서 '건축물 생애주기 내재탄소를 고려한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개선방안 연구' 발표를 통해 자치구와 행정동, 필지 단위로 배출량을 산정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공법이나 자재를 활용할 경우 초기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학계에서는 정부가 건설업계와 일반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현황과 향후 과제'를 통해 "민간건축물의 제로에너지건축 지원을 위해 저금리 대출‧이자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벌써 이같은 건설이 시도되고 있다. 스웨덴 셸레프테오의 '사라 문화센터'가 대표적이다. 20층 높이의 이 건물은 바닥재와 지붕을 강도를 철만큼 높인 특수 목재를 사용했다. 목재 생산 역시 탄소 흡수 능력이 낮은 수령(樹齡, 나무의 나이)이 많은 나무를 활용했다. 지역 내에서 생산한 목재를 활용해 건설 자재 운반을 위한 트럭 배송 횟수도 90% 가량 줄였다. 이 건물은 연간 9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 중이다.


ac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