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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두달째 꺾였지만…"당분간 5~6%대 오름세 지속"

9월 소비자물가 5.6% 올라…상승 폭 전월비 축소
환율·유가·전기료 등 변수 겹겹이…둔화세 체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2-10-05 11:40 송고 | 2022-10-05 14:36 최종수정
5일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찾은 시민이 행사상품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2022.10.5/뉴스1
5일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찾은 시민이 행사상품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2022.10.5/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으로 떨어졌음에도 물가 둔화세의 체감도는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식 물가가 30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데다가 배추·무 등 일부 농산물 품목이 90% 넘게 급등했기 때문이다.
환율·유가 등 변수로 인해 월간 물가가 5~6%대로 오르는 고물가 추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에는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까지 예정됐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6% 상승하면서 전월(5.7%) 대비 상승 폭이 0.1%포인트(p) 축소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7%에서 올해 1월 3.6%로 소폭 낮아진 이후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7개월 연속 고공 행진했다.
그러다 8월 5.7% 이후 9월 5.6%까지, 오름세가 두 달째 둔화된 것이다.

이번에 물가 상승이 주춤한 것은 대부분 국제유가 하락 덕분이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채소·과실 등 농산물 오름세가 둔화됐다"며 "우리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둔화되는 데 가장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석유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그러나 지표 개선과 물가 둔화세가 체감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당장 서비스 지출이 많은 맞벌이 등을 중심으로 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개인서비스는 6.4% 상승하면서 1998년 4월(6.6%) 이후 24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외식 상승률은 9.0%로 1992년 7월(9.0%) 이후 30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햄버거(13.5%),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해장국(12.1%), 라면(11.8%), 떡볶이(11.7%), 삼겹살(10.8%), 치킨(10.7%) 등이었다.

어 심의관은 "외식 물가는 농축산물 가격이 계속 상승해 왔고 누적돼 재료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주류 출고가가 인상되면 외식업체는 그 가격을 반영해야 하니 그런 요인들이 외식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4.5% 올라 2008년 9~12월(4.9%)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국내단체여행비(24.7%), 보험서비스료(14.9%), 대리운전이용료(13.1%), 국내항공료(11.5%), 세탁료(10.7%), 학교보충교육비(10.2%), 간병도우미료(9.0%), 호텔숙박료(8.0%) 등이 올랐다.

농산물 물가 상승세가 이번에 꺾였다(8월 10.4%→9월 8.7%)고는 해도, 일부 품목의 가격 급등은 여전해 가계 체감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배추(95.0%)와 무(91.0%), 당근(48.1%), 풋고추(47.3%), 체리(42.0%), 파(34.6%), 가지(32.8%), 부추(30.9%)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배추와 무, 고추 등의 가격 변동이 김장철을 앞두고 가계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정부는 여전히 물가 10월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물가의 전반적 수준은 높지만 늦어도 이달인 10월에는 피크가 되거나 소망컨대 피크가 지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2.9.30/뉴스1
2022.9.30/뉴스1

문제는 환율과 유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 변수다.

최근 글로벌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에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어선 바(9월28일) 있다. 환율 상승은 같은 물건을 사도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에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가 있다.

수입 물가가 오르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이미 1년 전보다 8.7%나 오른 가공식품 가격을 불안케 할 가능성이 크다.

10월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물가를 끌어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지난달 말 연료 가격 폭등에 따른 연료비 누적 인상 요인을 반영해 모든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1kWh당 2.5원 인상했다. 이미 발표된 기준 연료비 잔여 인상분과 주택용 가스요금 15.9% 인상까지 포함할 경우 서울시를 기준으로 가구당 총 767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앞서 기재부는 이러한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3%p 정도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0.3%p는 환율 여파까지 감안할 경우 결코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유가 동향도 심상찮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가 5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하루 평균 100만~200만배럴의 원유 감산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공급량의 1%를 넘는 대규모 감산으로, 외신들은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어 심의관은 "OPEC+의 감산 논의가 있어 향후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물가를 내리는 굉장히 중요한 요인으로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가 있는데 그것이 감산 결정으로 변동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환율 상승이 만만치 않으니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인상이 예정됐으니 오름세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며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 고물가가 지속되리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소비자물가는 주춤했지만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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