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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운드 추락의 함의…"인플레 악화, 금리 더 오른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2-09-27 13:55 송고 | 2022-09-27 14:32 최종수정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 로이터=뉴스1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 로이터=뉴스1

영국 파운드화의 폭락으로 인플레이션은 악화하고 금리도 더 오를 것이라고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50년 만에 최대의 감세를 결정했고 자본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빌려 올겨울 치솟는 에너지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한 보조금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막대한 '도박'으로 여겨지며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고 CNN은 전했다.

감세 결정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는 5% 추락하며 사상 최저로 주저앉았다. 파운드의 올해 낙폭은 21%에 달해 유로 낙폭 15%보다 컸다. 결국 영란은행과 영국 재무부가 진화에 나서며 파운드는 27일 아시아 오전 시간대 거래에서 0.9% 반등하며 1.07달러를 넘겨 회복됐다.
하지만 단기 진화로 혼란이 끝나지 않고 여파가 금융시장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떨어지는 파운드는 이미 침체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은 영국 경제에 '끔찍한' 소식이라고 CNN는 표현했다. 식품과 연료 같은 생필품 수입물가가 비싸져 수십년 만에 최고의 인플레이션이 악화해 수백만 가정의 생활비가 치솟으며 위기에 휩싸일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영란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고 환율까지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더 많이 빠르게 올려야 하는 압박이 더욱 커진다. 그러면 개인과 기업의 대출 비용이 높아지고 기업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지출은 줄어든다. 씽크탱크 '레졸루션 파운데이션'의 토스텐 벨 최고경영자(CEO)는 "경제정책은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 고통스럽게 상기됐다"고 말했다.

이번 파운드 폭락과 관련해 3가지 측면에서 이슈별로 살펴본 CNN 방송기사를 정리해봤다.
◇파운드 폭락이 악재인 이유는?

파운드는 26일 아시아 오전 거래시간 한때 1.03달러까지 내려가 사상 최저를 경신하며 붕괴했다. 통화 약세는 수출경쟁력을 높여줄 가능성도 있지만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단점이 있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로 향할수록 에너지 비용은 특히 부담이 커진다.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와 파운드 약세는 영국 수입업체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영국은 유럽에 비해 에너지 저장용량이 크지 않아 가격 변화에 더욱 취약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또 정부부터 기업, 개인까지 자금조달 비용이 빠르게 급증한다.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봄이면 6% 수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무질서한 반응에 진화 나섰다

금융시장이 무질서하게 반응하면서 영란은행은 오는 11월 회의에서 정부의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끼칠 영향력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한 긴급 금리인상에 대해서 말을 아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에 변화를 주는 데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콰시 콰텡 영국 재무장관 역시 11월 23일까지 중기적 관점에서 영국 채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계획을 개괄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채무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발언이 투자불안을 잠재우기 충분할지는 미지수이며 투자자들은 영국 정부가 이례적이며 돌발적 접근법을 우려한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과 재무부 성명으로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경감시킬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콰탱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에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모든 일을 다하겠다며 50년 만에 최대 감세정책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콰탱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금융시장의 일시적 발작에 감세라는 대원칙에서 후퇴할 것 같지는 않다고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디렉터는 말했다.

이제 막 정권을 잡은 트러스 총리가 정책 후퇴를 기대할 수 없다면 영란은행이 개입해 '출혈'을 막을 것이라고 시장은 기대한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골드만삭스자산관리의 제임스 애슐리 국제시장전략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이 정례 회의 이외에 긴급 회의를 소집해 기습적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당장은 희박하다. TD증권의 제임스 로시터 세계거시전략 본부장은 영란은행이 긴급 회의라는 옵션을 논의는 하겠지만 금리를 기습적으로 올리면 영국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더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의 중앙은행들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라고 그는 말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문제가 파운드 변동성을 계속 확대할 수 있다. 트러스 정부는 올겨울 침체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수요를 촉진하기를 원하는 반면 영란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과열 경제를 식히기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영란은행과 정부 사이 긴장은 영국 경제의 향후 경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로시터 본부장은 "시장이 재정정책을 계속해서 신뢰하지 않으면 영란은행이 이번에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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