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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두 교황'의 주역 신구 "연극은 소명, 생명과도 같아"

"대사량 많아 힘들지만 연습으로 극복…마지막 작품 아닐 것"
정동환 "연극에선 영화와 다른 감동 느낄 수 있어"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2022-09-08 18:34 송고 | 2022-10-07 18:36 최종수정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정동환이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정동환이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연극을 일종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생명과 같은 것이라 봐야죠."(신구)

"'두 교황' 영화도 봤는데 박장대소를 하거나 특별히 슬픈 장면도 없었어요. 연극을 보러 오시면 다른 것을 경험할 수 있어요."(정동환)
바티칸의 역사를 뒤흔든 '두 교황'의 이야기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다. '두 교황'은 가톨릭 사상 598년 만에 자진 퇴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어 즉위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넷플릭스 영화로 공개돼 호평받은 이 작품은 극작가 앤서니 매카튼의 희곡이 원작이다. 영화보다 앞서 2019년에 영국에서 연극으로 초연됐으며,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에 상륙했다.

두 교황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신구(86), 정동환(73)을 8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신구는 서인석, 서상원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을, 정동환은 남명렬과 함께 교황 프란치스코 역을 맡았다.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가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가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이들은 영화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정동환은 반드시 영화를 본 다음에 연극을 보러오라고 당부했다. 그는 "나도 영화를 봤는데 잔잔한 영상 속에서 좋은 얘기가 그저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며 "영화를 본 다음 극장에 오시면 왜 연극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작품은 추기경 은퇴를 고민하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프란치스코 교황)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렇기에 사실상 2인극에 가깝다. 당연히 외워야 할 대사량도 많다. 특히 지난 3월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할을 선보이던 중 건강 문제로 입원하기도 했던 신구를 향한 걱정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구는 혹시나 대사가 생각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인이어'(in-ear)까지 처음 착용했다고 한다. 부담은 없었을까.

신구는 "건강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의사 말대로 약도 잘 먹으면서 그런대로 견디고 있다"며 특유의 미소를 보였다. 이어 "사실 예전 같지는 않고 여러 가지 삐걱거리는 게 있다"면서도 "그래도 좋아하고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니 끝까지 책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었다. 신구는 "극본을 읽었을 때 마음에 들면 좋은 작품인데, '두 교황'이 그랬다"며 "그래서 역할을 맡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정동환이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정동환이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에이콤 제공) 
고령에도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비결은 '연습'이다.

신구는 "올해 출연한 '라스트 세션'이나 '두 교황' 모두 욕심이 나 선뜻 출연하기로 해 놓고 막상 대본이 어려워 고민했다"면서도 "열심히 연습으로 채워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연극을 이끌어가는 특별한 재주는 없다"며 "연습에 충실하면 (무대 위 연기는) 절로 발현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동환은 "과거 신구 선생님이 해준 어록이 있는데, '연극은 연습'이라는 말"이라며 "연습 안에는 건강 관리를 포함한 많은 것들이 담겼는데 선생님 나이에 이러한 열정, 의욕을 갖춘 사람은 드물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신구는 최근 '방탄노년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원로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에 대해 "살다 보니 '원로'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새삼스럽긴 하다"며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 외에 특별한 것은 없다"라고 했다. 

이어 "관객이 좋게 봐주시니 그게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이번 공연을 마지막 작품이라고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정동환. (에이콤 제공) 
연극 '두 교황'의 주연 배우 신구·정동환. (에이콤 제공) 

작품의 주인공은 교황이지만, 종교적으로만 볼 내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동환은 "이 작품은 종교에 대한 신념을 다루는 게 아니고, 종교를 빌려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갈등이 심한 사회를 살고 있는데, 갈등을 해소하는 길이 어디에 있느냐를 살피는 게 연극의 주제"라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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