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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한도 줄인다…부실 우려 차주 금리 감면폭도 축소(종합)

금융위 '새출발기금 관련 금융권 설명회'…자산이 부채보다 많으면 원금 감면 불가
부실우려차주 세부 기준 비공개 방침…연체기간에 따라 금리 조정폭 차등화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한유주 기자, 김예원 기자 | 2022-08-18 19:45 송고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출발기금 관련 금융권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2.8.18/뉴스1

금융당국이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한도를 종전보다 축소하고, 원금 감면도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차주에 대해서만 해주기로 확정했다. 논란이 되는 부실우려차주에 대해선 연체 기간별로 금리 감면폭을 차등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새출발기금을 두고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여론이 거세지자, 요건을 보다 강화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새출발기금 관련 금융권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금융당국은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통해 자영업자의 부실 또는 부실 우려 대출에 대해 채무조정을 해줄 계획이다. 3개월 이상 대출이 연체된 부실차주는 보증부·무담보 대출원금의 60~90%를 감면해주고,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에 대해선 대출금리를 연 3~5%(잠정)대로 낮추는 게 골자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융권과 세부 내용을 조정해왔는데, 이날 그 결과물을 공개한 것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한도를 초기 계획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당초 개인사업자는 25억원, 법인 소상공인은 30억원을 한도로 정했다. 권대영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평균적으로 지원 대상의 80~90%는 15억 한도 이내로 들어올 것이라 본다"며 "기존의 지원 한도가 크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줄이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금 감면은 신용채무 중 순부채에 대해서만 지원하기로 했다. 순부채란 부채에서 자산을 뺀 값을 말한다.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차주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사업 자금 목적인 대출은 원금 감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국세청과 연계해 새출발기금 신청 차주의 재산과 소득 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주기적으로 재산을 조사해 은닉 재산이 발견될 경우 지원을 취소할 예정이다.

부실우려차주의 채무 조정폭도 축소하기로 했다. 계획 초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부실우려차주의 채무를 연 3~5%로 조정하기로 했다. 최근 캠코는 금융사에 부실우려차주의 조건 중 하나인 '연체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차주'를 세분화해 △연체 10일 이상 30일 미만은 연 9% 수준 △30일 이상 90일 미만 차주는 3~5% 수준으로 차등화해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연 9%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는 자영업자는 고의로 연체해 채무조정을 받을 유인이 없어진다. 모럴해저드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는 셈이다. 변제호 금융정책과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아직 3~5% 부분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과 연체 일수를 비롯한 새출발기금 부실우려차주 기준을 다듬고 있다. 다만 확정되더라도 연체 일수와 신용점수 요건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고의로 연체하는 모럴해저드를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다. 대신 플랫폼에 알고리즘을 넣어 차주가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본인이 지원 대상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계획 초안에 제시된 '부실 우려 차주' 기준은 △'연체 10일 이상 90일 미만'을 비롯해 △금융회사의 만기연장·상환유예 거부 차주 △6개월 이상 장기 휴업자·폐업자 △기한이익상실 차주 △세금체납 등 신용정보관리대상 등재 차주 △최근 6개월간 5일 이상 연체 횟수 3회 이상인 개인 사업자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인 개인사업자 등 7가지다.

◇ '도덕적해이' 논란에 "사회통합을 위해 필요하다 판단"

금융위는 이날 설명회 내내 '도덕적해이' 논란을 일축하기 위한 해명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최근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는 새출발기금이 도덕적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부실 채권 매입으로 대출 보증을 선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언론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금융위는 추가 소통을 위해 이날 발표하려 했던 새출발기금의 세부 운영방향도 다음 주쯤 내놓기로 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신용등급이 조정되고 신규대출, 카드발급도 불가능한 불이익이 발생하는데도 연체를 한다는 건 질병, 실직, 천재지변 같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크다고 본다"며 "코로나란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이들이 재기할 수 있게 돕고, 또 장기 연체로 상황이 망가진 상태보다는 부실이 우려되는 차주에 대해서도 늦기 전에 채무조정을 하는 게 금융사의 안정성,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새출발기금은 기존 신용회복위원회나 법원의 채무조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사실상 비슷하게 벤치마킹했다"며 "다만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이란 특성에 맞게 금리와 원금감면율을 조정했고, 코로나19라는 특이사항과 재정이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해 원금감면율의 상한을 신복위 채무보정보다 10% 높게 했다"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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