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한인 참사에 정신이상자 관리 '켄드라법' 재조명

뉴욕 맨해튼 지하철에서 한인 한기석(58) 씨가 한 정신이상자로부터 떠밀려 선로에 추락후 열차에 치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나며 정신이상자 관리 법안인 ‘켄드라법(Kendra’s Law)‘이 재조명될 전망이다.
1999년 11월 뉴욕에서 발효된 켄드라법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는 특정 환자들이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지 않는 대신 정기적으로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씨는 4일 오후 49번가 지하철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한 흑인 남성에 등을 떠밀려 선로에 추락했다. 한 씨는 추락 즉시 플랫폼 위로 올라오려했지만 때마침 지하철이 들어오면서 참변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추후 체포된 용의자 나엠 데이비스가 혼잣말을 지껄이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였다고 증언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도 용의자가 ‘정신의학적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켄드라법은 1999년 뉴욕에서 치료를 받지 않는 정신질환자들에 의한 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조명됐다.
그 해 뉴욕시 지하철에서는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앤드류 골드스타인(29)이 언론인 겸 사진작가이던 켄드라 웹데일(32 · 여)을 지하철이 막 들어오고 있을 때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골드스타인은 2006년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병이 있는 노숙자 줄리오 페레즈(43)가 뉴욕 지하철에서 통근 중이던 에드거 리베라(37)라는 남성의 등을 떠민 사건이 또 발생했다. 리베라는 이 사고로 양쪽 다리를 잃었다.
두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사건 발생 즈음 약을 복용하지 않았으며, 정신질환 치료소로부터 방치된 상태였다.
이에 당시 뉴욕 주지사이던 조지 파타키는 외래치료명령제에 관한 법안을 도입했다. 법안의 명칭은 앞선 사고로 고인이 된 켄드라의 이름을 딴 것이다.
켄드라법은 정신질환자 지원보다 공공의 안전 증진에 방점을 둔다.
뉴욕주의 정신질환자협회(NIMI)는 진즉부터 관련 법안 도입을 제안했었다. NIMI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폭력 등의 위험을 끼치고 나서야’ 치료를 받게 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외래치료명령제에 관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켄드라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뉴욕시민자유연합(NYCLU)은 위험 요인이 없는 이들마저 비자발적으로 시설에 수용하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법이 인종, 민족, 지리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집행된다는 비난도 인다.
뉴욕주의 정신건강을 위한 사무실(OMH)에 따르면 외래치료명령을 받은 환자 중 42%가 흑인, 21%가 히스패닉계다. 백인은 34%다. 그러나 명령대상자들 사이 이러한 인종 비율은 뉴욕시가 중증 정신질환자로 분류한 이들 사이 인종 비율과 상응하지 않아 논란거리가 됐다
지역적으로는 뉴욕시 및 롱아일랜드의 나소카운티와 서퍽카운티에서 명령 대상자 지정이 두드러졌다.
NYCLU은 그러나 시 당국이 왜 이러한 통계 차이가 나타나는 지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씨 사건의 범인이 정신질환자로 판명될 경우 정신이상자들이 저지르는 돌발성 범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켄드라법은 오는 2015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수 있다. 2005년, 2010년 만료시점 때는 각각 5년씩 연장됐다.
한편 뉴욕 경찰(NYPD)은 4일 나엠 데이비스라는 이름의 30세 흑인 남성을 미드타운 50번가에서 붙잡아 심문 중이다.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데이비스는 이미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경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
ezyea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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