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美와 소통 채널 유지…공식 협상은 없어"
주미대리대사 "체제 변화는 협상 불가…군사행동 대비 강화"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쿠바가 미국과 여러 경로로 접촉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국 간 공식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쿠바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근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리아니스 토레스 리베라 주미 쿠바대사관 대리대사는 5일(현지시간)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소통 채널(channels of communication)"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공식적인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토레스 리베라 대리대사는 최근 양국 간 접촉이 대면 회의와 전화통화,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등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은 협상 의제를 마련하거나 공식 회담을 재개하는 데까지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의 접촉 시점이나 논의 내용, 참가자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쿠바와 "깊이 협상 중"이라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쿠바를 "실패한 국가"라고 지칭하며 현 쿠바 정부가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바 대표단은 항의 표시로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실제로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며 쿠바 정부가 자국민에게 도움이 될 합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양국이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이를 '협상'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는 상반된 설명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쿠바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자국 정치체제 변화는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토레스 리베라 대리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쿠바의 "레드라인"은 정치체제 변경 문제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쿠바 지도부 교체는 자국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쿠바 공산정부의 근본적 변화를 압박하며 제재를 강화해왔다. 미국은 최근 미국인의 쿠바 여행과 쿠바 민간 부문의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추가로 제한하는 등 대쿠바 압박 조치를 확대했다. 앞서 미국이 시행한 석유 봉쇄로 쿠바는 연료 부족과 정전 등 심각한 경제·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쿠바는 미국의 압박 속에 올 6월 시장경제 요소를 대폭 확대하는 개혁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미국은 개혁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정치 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 간 긴장이 계속되면서 쿠바는 미국의 군사행동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레스 리베라 대리대사는 "쿠바는 항상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왔다"며 "현재는 어느 때보다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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