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제노동 관세' 심판대…中·EU 등 60개국 대상 적법성 심리

기업·25개주 "대통령 권한 넘어"…美정부 "적법한 관세"
수주 내 판결 예상…재조사 명령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9.30 ⓒ AFP=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60개 교역 상대국에 부과한 새로운 글로벌 관세의 적법성이 법원에서 심리된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에 제동을 건 데 이어, 다른 법적 근거를 토대로 부과된 관세도 다시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된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제무역법원(CIT)은 이날 맨해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교역 상대국들이 강제노동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을 심리했다.

이번 소송은 중소기업 4곳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25개 주가 제기했다. 이들은 유럽연합과 중국을 포함한 60개 교역 상대국의 수입품에 적용된 이번 관세가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크게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고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문제를 명분으로,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사실상 되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대통령이 비상경제권한을 이용해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대부분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직후 다른 미국 법률에 근거해 10%의 임시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임시 관세의 효력이 끝나자 또 다른 법적 권한을 근거로 지난 7월 이번 소송의 대상이 된 관세를 부과했다.

새 관세는 교역 상대국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유통을 충분히 막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부과됐으며, 관세율은 10~12.5%다.

원고 측 중소기업들을 대리하는 프라틱 샤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 권한을 '신중하게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한 법률을 잘못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샤 변호사는 특히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를 서둘러 부과하면서 각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정당한지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추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법률이 정한 요건은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국가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막지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실제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대상인 60개 교역 상대국 각각에 대해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원고 측은 법원에 해당 관세를 전면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서면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법원이 관세를 모두 무효로 하는 대신 정부에 조사를 다시 실시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관세 부과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는 제한적인 판결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 일부 관세에 대해서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