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물가 폭등에 민심 흔들…공화당 강세 지역서 상원 선거 접전

민주당, 펠톨라 전 의원 전격 지지…"고달픈 현지 삶 대변"
설리번 현 상원의원, 표결 불참률·실적 저조 등 펠톨라 저격

메리 펠톨라 전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2022.11.8.<자료사진>ⓒ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알래스카에서 토마토 1팩(450g)에 7달러(9500원), 휘발유 갤런당 10달러에 달하는 높은 물가가 정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민주당의 메리 펠톨라 후보가 공화당 현역 의원인 댄 설리번 상원의원을 상대로 거센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주 오지 도시인 베델에서는 토마토 한 팩이 7달러고, 우유 한 갤런(약 3.78리터)은 13달러가 넘는다. 이란 전쟁 여파로 올해 휘발유는 갤런당 1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1년에 단 한 번 강물이 녹을 때 바지선을 통해 배달되기에 그때 유가가 비싸면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된다.

주민 니콜라이 조에카이는 "이미 팍팍한 살림이 더 쥐어짜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치솟는 생활고와 물가 불만은 전통적인 공화당세 지역인 알래스카의 상원 선거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상원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은 전직 연방하원의원인 펠톨라를 내세워, 현역인 설리번 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생활고를 악화시켰다고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반면 2015년부터 의정 활동을 해온 설리번 의원은 연방 기금과 지원을 끌어온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한 후보 포럼에서 그는 "나는 두 임기 동안 63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상대방을 견제했다.

알래스카의 혹독한 기후와 지리적 고립 속에서 연방 프로그램과 보조금은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다. 유픽(Yup'ik) 원주민 문화가 깊은 지역 출신인 펠톨라는 현지 주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적임자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알래스카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보수 성향인 데다, 최근 보좌진 관련 논란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알래스카 상원 선거전을 두고 3선에 도전하는 설리번 의원은 펠톨라 후보 측은 의정 활동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 설리번 의원은 과거 하원의원이던 펠톨라가 높은 표결 불참률을 기록했고, 낙선 후 로펌에서 일했으나 실적이 저조했다고 공격했다. 반면 펠톨라 측은 알래스카의 지리적 특성상 워싱턴 DC를 오가는 출퇴근 거리가 멀어 불가피한 면이 있었으며, 가족을 떠나보낸 개인적 비극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12년간 의정 활동을 해온 설리번 의원은 원주민 커뮤니티 지원, 어업 보호, 에너지 개발 등 굵직한 입법 성과를 내세우며 탄탄한 지지세를 다져왔다. 특히 알래스카 원주민 권리 청구 합의법 지역 협회(ANCSA Regional Association)는 설리번을 공식 지지했다. 코디액섬의 어부 테레사 피터슨은 "설리번 의원이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제한하고 어업계 지원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개혁으로 어업과 안전의 생명줄인 해양대기청(NOAA) 등 연방 기관들이 타격을 입은 점과, 공화당이 주도한 대규모 예산 삭감 법안, 그리고 이란 전쟁을 지지해 온 행보 등은 설리번 의원에 대한 불만으로 꼽힌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