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의사보다 뛰어나, 의료독재서 해방"…美보건장관 발언 또 논란

로버트 케네디 장관, 의료계 불신행보 지속
MAHA 행사, 美정부와 얽힌 대기업 대거 후원…언론 취재는 제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혼텔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공지능(AI)을 가리켜 "의사보다 지식이 뛰어나다"며 AI가 미국인을 "의료 독재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네디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행사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AI 기업들이 후원한 대담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AI는 국내 그 어떤 의사보다 훨씬 뛰어난 지식을 바탕으로 제2의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며 "우리를 의료 독재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의사가 최소한 AI를 확인하지 않고 진단을 내리거나 처방을 하는 것은 의료 과실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며 자신도 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케네디 장관은 또 "앞으로는 '전문가를 믿으라'고 말하는 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지배당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효과 등에 대해서도 대중이 기존 전문가들의 말을 그대로 믿는 대신 AI를 통해 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신 반대론자로 활동해 온 케네디 장관은 그동안 의료계와 여러 차례 마찰을 빚어 왔다.

대담에 함께 참석한 밴스 부통령은 케네디 장관의 발언을 들은 뒤 "나는 체중 감량과 환각제를 다루는 행사인 줄 알았는데 AI 행사에 잘못 온 것 같다"며 다소 민망해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행사는 AI 기업뿐 아니라 월마트와 그레일 등 보건부와 이해관계가 얽힌 대기업들도 대거 후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행사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대기업들의 영향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언론의 행사 취재도 제한됐다. NYT는 주최 측이 '협소한 행사장'을 이유로 언론의 출입을 통제하면서 자사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이 현장 취재를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음식 분야 뉴스레터 '푸드 픽스'(Food Fix)의 발행인 헬레나 보테밀러 에비치는 엑스(X·옛 트위터)에 "미 정부 당국자들이 이렇게 많이 무대에 서는데 왜 많은 언론의 취재를 거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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