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돈이 없네"…고물가에 지친 미국인들, 결국 '집콕·방콕'
콘서트·스포츠게임·레스토랑 비용이 인플레 훨씬 능가
팝콘 값도 올라 영화관도 언감생심…Z세대가 특히 외출 줄여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에서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 식당, 테마파크 등 여가를 즐기기 위한 외출 비용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며 치솟는 통에 '집콕'이 대세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들 밖에서 즐기는 비용은 급증했지만, 집에서 즐기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비용은 소폭밖에 인상되지 않거나 오히려 내렸다.
22세의 한 여성은 평일 해피아워(할인 시간대) 비용조차 부담스러워 주말에 음료 한 잔과 주 1회 친구와의 저녁 식사만 본인에게 허락한다. 그는 이 식사 비용에 대해 “정당화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이마저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부터 2026년 사이 전체 물가가 87% 오르는 동안, 콘서트 티켓 가격은 100% 이상, 스포츠 경기 티켓은 123% 폭등했다. 반면 TV나 취미 용품 등 집에서 즐기는 여가 비용은 지난 25년 동안 37% 상승하는 데 그쳐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50%포인트 낮았다.
올해도 외식 물가는 3.4% 오르고 이란 전쟁 여파로 연료비가 27%나 폭등했지만, 집밥 비용은 2.2% 오르는 데 그쳤다. TV 가격은 작년 대비 1% 오르는 데 그쳤고 스마트폰 가격은 오히려 12% 하락하며 집에만 있는 비용은 안정세를 보인다.
영화 티켓 가격은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지만, 대도시에서는 평균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있다. 게다가 계속 오르는 팝콘 가격 탓에,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 가는 일은 평범한 주말 활동에서 벗어나 일부 사람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추세 속에 미국인들의 외출 시간은 급감 중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외출 시간은 2003년 대비 2019년에 하루 평균 29분 줄어들었고, 2019년보다 2023년에 하루 평균 53분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외출 지출을 가장 크게 줄이는 계층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Z세대다. PNC 은행의 경제학자 브라이언 르블랑은 “이들은 콘서트와 스포츠 티켓 결제는 줄이고 공예 상점이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고소득층 덕분이다. 마이애미 대학교 하리 나타라잔 교수는 공연 기획자들이 수요에 맞춰 최고가 티켓 판매를 대거 늘렸다고 지적했다. 르블랑은 “기획사들은 소득 전반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현금을 가진 중·상류층을 겨냥하고 있다”며, 500달러짜리 콘서트 티켓은 23세 인턴에게는 버겁지만 “중산층은 자녀를 위해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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