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대러 제재 법안 서명…"러 원유 구매국 100% 관세"

중국·인도 겨냥 가능성…전쟁 자금줄 압박 강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소고기 가공 및 사육 농가와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0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고강도 추가 제재를 가하는 새 법안에 서명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제3국에 최대 100%의 관세를 물릴 수 있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부여되면서 주요 구매국인 중국과 인도가 직접 사정권에 들어왔다.

18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러시아의 에너지·방위 부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을 제재 대상으로 명시했다.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동원돼 온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유조선도 표적에 포함됐다.

핵심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5개국에 포함된 국가가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구매할 경우 대통령이 해당 국가의 모든 상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대목이다.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인 중국·인도·튀르키예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처인 유럽연합(EU)·중국·튀르키예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려는 압박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법안은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기업과 외국 행위자도 겨냥하며, 이란 관련 제재도 연장한다.

앞서 지난 16일 미 하원은 7월 급사한 고(故)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생전 주도했던 '2026 린지 O. 그레이엄 대(對)러시아·이란 제재 법안'을 찬성 262표, 반대 159표로 통과시켰다.

다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에서는 이례적으로 의견이 갈렸다.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대체로 찬성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상 권한을 추가로 넘기는 데는 반대 기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제재와 관세 권한을 의회가 아닌 자신이 쥐는 쪽을 선호해 왔고, 이는 법안 처리가 1년 넘게 미뤄진 배경이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법안이 "이 테러 전쟁을 멈추고 러시아가 평화를 이뤄야만 하는 지점까지 몰고 갈 수 있는 대단히 강력한 도구"라며 의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반면 인도는 17일 "다변화된 조달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미국·이란 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서방의 압박에도 러시아산 물량으로 일부 메워 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