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저커버그·젠슨 황, 트럼프 설득해 'AI 감독기구' 제동

WSJ "오픈AI·앤트로픽·구글에 권한 집중 등 우려 직접 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2026.9.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 젠슨 황 등 미국 기술업계 거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인공지능(AI) 감독기구 설립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해 관련 구상을 사실상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최근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엔비디아의 황 CEO,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며 AI 업계가 출자하는 독립 감독기구 설립 방안에 우려를 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이 반대한 구상은 알파벳(구글 모기업) 수석과학자 데미스 허사비스가 제안한 것이다.

허사비스는 지난 7월 첨단 AI 모델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개발·출시 기준을 마련하는 독립적인 표준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허사비스에 따르면 해당 기구는 미 증권업계의 자율규제 기구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과 유사하게 업계가 자금을 부담하되,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운영 초기엔 AI 기업들이 새로운 첨단 모델을 출시하기 최대 30일 전에 자발적으로 평가를 받도록 하고, 제도가 안정되면 미국에서 모델을 출시하기 위한 의무 절차로 발전시키자는 게 허사비스의 구상이다.

그러나 저커버그 등은 해당 감독기구 구성원을 누가 선정하느냐는 문제와 함께 이런 제도가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 일부 대형 AI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최근 수 주간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적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AI 개발 등에 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라이트 터치'(light-touch) 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허사비스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WSJ가 전했다.

WSJ에 따르면 AI 규제 수위를 놓고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도 견해차가 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숀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 등은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과 국가안보 위험 등을 이유로 정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등은 정부가 AI 개발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와 관련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거의 매일 AI 위험과 안전장치 문제를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AI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를 "사기(hoax)"라고 일축하고 미국이 AI 개발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경쟁 우위를 내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등 AI 규제 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는 지난 15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올인 서밋'에서 정부 감독기구 대신 xAI와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메타 등 AI 기업들이 서로의 첨단 모델을 출시 전 시험하는 상호 검증 방식을 제안했다.

반면 황 CEO는 같은 날 열린 세일즈포스 드림포스 행사에서 AI 안전을 법률이 아닌 "공학적 문제"로 규정하며 기존 법과 시장의 압력만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