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고물가에 3년 만의 금리 인상 전망…시장 확률 87%
8월 소비자물가 3.4%…연준 목표치 2% 크게 웃돌아
워시 독립성 첫 시험대…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 거세져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되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가운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독립성과 신뢰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수년째 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과 핵심 정책인 관세, 지속되는 인공지능(AI) 붐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에너지 가격 충격의 영향을 파악하는 한편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 워시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인상해 대응해야 한다는 신호를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 12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3.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도 크게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6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은 87.3%를 기록했다.
연준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던 2023년 7월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3.75%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연준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특히 연준의 독립성을 겨냥한 전례 없는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연준 의장 제롬 파월에 대한 형사 수사를 개시했으며, 또 다른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특정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워시 의장에게 이번 회의는 취임 이후 첫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백악관의 입장을 고려해 동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웨셀은 AFP통신에 "이것이 바로 시험이다. 그 직책을 맡으면 이런 일이 따르고, 이제 그는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완전히 실망시키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할 위험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12명 투표위원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의 회의를 거쳐 오는 16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과거 연준에서 근무했던 클라우디아 샴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AFP에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연준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이 높아져 추가적인 투자와 소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샴은 금리 인상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며 비용이 많이 드는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지만, 그 경우 시장에 그 결정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놀라게 해놓고 왜 놀라게 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수요일 오후는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한 의사소통 방식도 바꿨다.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지나친 정보 공개가 정책 결정자들을 향후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는 정책 방향에 묶어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른바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를 축소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전망을 금융시장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시 의장은 과거 인공지능(AI) 기술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예상된다며 낮은 금리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에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연준의 책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웨셀은 "케빈 워시가 전임자들처럼 정치적으로 불편하더라도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늘 의구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금리를 인상하고 트럼프가 격렬하게 반발한다면 워시는 남은 임기 동안 독립적인 연준 의장으로서 자신의 신뢰도를 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