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텍사스대 교수 "트럼프, 선거 지면 韓 청구서 강도 더 세질 것"
심규상 텍사스대 조교수 "국내 입법 막히면 행정명령·외교로 무게중심 이동"
"한미 핵잠수함 문제, 트럼프 재임 중 처리해야 비가역적"
- 이훈철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지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정권 성향과 관계없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주한미군 자산 재배치 카드, 무역 협상 재조율 등 일률적이고 강경한 ‘청구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한층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텍사스대(UT Dallas)의 심규상 행정·정치·정책대학원 조교수는 10일(현지시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사례를 보면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해외직접투자 차단 등 대외적으로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교수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국내 입법이 의회 벽에 막히면 결국 대통령 고유 권한인 외교·군사 분야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10일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열린 댈러스에서 심 교수와 만나 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한국 정부에 미칠 영향 등에 얘기를 나눴다. 심 교수는 퍼듀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석사, 로체스터대학교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모스바허 무역·경제·공공정책 연구소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텍사스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심 교수는 정치뿐 아니라 핵안보 프로젝트 관련 논문과 저서를 발간, 핵안보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심 교수는 역대 미국 중간선거의 전통적인 여당 패배 공식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민심 이반을 고려할 때,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 입지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하원 다수당을 민주당에 내줄 경우, 입법을 통한 국정 운영은 사실상 봉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소추를 저지하기 위해 상원 사수(주요 스윙스테이트 및 텍사스 등)에 사활을 거는 한편, 국내 정국 경색을 돌파하기 위해 대외 외교 및 통상 분야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군사 권한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의회의 견제를 피해 강력한 행정명령과 강경한 대외 압박을 카드로 꺼내 들 확률이 높다.
심 교수는 "하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 탄핵 발의 가능성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외교 이슈를 던질 수 있다"며 "상원에서 탄핵을 막기 위한 3분의 2 저지선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조지아, 플로리다,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상원 선거구 중 4곳이 경합주로 꼽힌다.
심 교수는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대중 접근이나 대미 노선과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에게든 같은 방식의 '청구서'를 던지는 스타일"이라며 "다만 대외정책이 강경해질수록 주한미군 전략자산 운용이나 방위비 분담금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대화 가능성을 다시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보다는 ‘문제 해결사(Problem Solver)’로서의 치적을 홍보하려는 이벤트성 행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심 교수는 "북한 비핵화가 목표라기보다는 협상 테이블 자체를 다시 여는 '성과 보여주기'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한미 핵추진잠수함 협상과 관련해서는 "핵추진잠수함은 핵무기 보유와는 별개 개념이며,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으로 큰 반발 요인은 아니다"라면서도 "정권이 바뀌기 전, 즉 트럼프 임기 중에 비가역적 수준까지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공약한 공화당 승리 시 미국 성인 1인당 5000달러(약 670만 원) 배당금에 대해서는 "재원 마련을 위해 화폐 발행이 불가피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정책"이라며 "당선이 확정된 뒤 지급하겠다는 조건부 공약인 만큼 실현 가능성보다는 표심을 묶어두려는 선거 전략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관세 부담은 결국 유통 마진을 거쳐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되는 구조"라며 제조업 리쇼어링 전략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가 열린 댈러스 지역과 관련해 켄 팩스턴 텍사스주 상원의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는 "댈러스는 정유·석유산업 지역이 아니고 인도계·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높아 전당대회 흥행 요인은 크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팩스턴 당선이 확실치 않다는 판단 아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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