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UAE 연계 조직, '클로드'로 유엔 전문가 겨냥 여론공작"

"가짜 SNS 계정 300개 운영…스위스 NGO 사칭"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로고. 2025.6.2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당국자들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를 이용해 무슬림형제단과 수단 전쟁 등을 둘러싼 대규모 여론공작을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위협 정보 보고서에서 해당 조직이 약 300개의 가짜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운영하면서 유엔과 유럽 정치권 등을 겨냥한 영향력 공작을 벌인 사실을 적발해 관련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 조직의 운영자는 자체 플랫폼에서 '데드샷'(Deadshot)이라는 AI 페르소나를 만들어 클로드를 운용했다. 해당 시스템엔 "전 세계 무슬림형제단을 해체하기 위한 대서양 횡단 및 역내 공동작전"이란 임무가 반복적으로 입력돼 있었다.

이 조직은 클로드를 이용해 스위스 인권 단체를 모방한 위장 비정부기구(NGO)를 만들어 스위스 정부 측이 작성한 인권 보고서를 배포하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3자가 낭독하도록 증언문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증언문엔 UAE가 직접 언급되지 않도록 하는 지침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조직은 또 유럽의회 의원과 주요 언론인 18명의 신상·활동을 조사해 개별 파일을 구축하고, 수단 전쟁에서 UAE의 역할을 비판한 유엔 특별보고관들을 상대로 이른바 '대응 자료'(counter-dossiers)를 작성했다.

앤트로픽은 자체 조사 결과, 이 같은 활동이 UAE 정부 당국자들과 연계된 것으로 "크게 확신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부 문서엔 작업 결과를 전달받을 UAE 고위 당국자들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다만 앤트로픽은 작성된 유엔 증언문이나 특별보고관 관련 자료가 실제 목표 대상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 작전이 광범위한 여론이나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