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5000달러짜리 사기 치려 해…정치적 매수행위"
사설서 배당금 공약 작심 비판…"허무맹랑한 사기극"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약 671만 원)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것과 관련해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기를 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WSJ은 10일 자(현지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정치의 냉소주의를 까발리는 데 특별한 재능이 있다"며 "미국의 성인 시민은 대략 2억 4000명에 달하는데, 여기에 5000달러를 곱하면 무려 1조 2000억 달러(약 1612조 원)가 된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금액이 워낙 터무니없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이 같은 소득 재분배가 얼마나 황당한지 보여주려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며 "이는 복지 국가 정치가 도달할 수 있는 황당함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WSJ은 "매표 행위는 역사가 유구하고 민주당 또한 이 방면의 전문가들이지만 그들은 소득 평등이나 공정함 같은 고상한 명분이라도 있었다"며 "반면 트럼프의 냉소적인 천재성은 그의 정치적 매표 행위가 아무런 포장도 없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 있다. 내 당을 뽑아주면 수표를 주겠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돈 잔치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WSJ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2월 2000달러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밀어붙였을 당시를 언급하며 "당시 민주당이 이를 이용해 공화당을 압박해 지출 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2021년 1월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에서 모두 패배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민주당 역시 대규모 경기부양 지원금 살포를 이어갔고, 결국 방만한 지출 광풍이 9.1%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과 40조 달러의 국가 부채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공화당이 의회 통제권을 유지하는 희박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대폭 축소된 버전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극단적인 현금 살포 카드에 의존하는 배경에 관해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불만을 품고 있고 그의 경제 정책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그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그의 관세 인상에 있다"며 "진정으로 국가에 경제적 배당금을 안겨주고 싶다면, 단 1센트도 쓰지 않고 관세부터 철폐하면 될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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