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필승' 외치자마자…경윳값 폭등에 물가민심 적신호

경윳값 L당 약 2145원…물류·식품값으로 번질 인플레 경고
현금 살포 공약 내걸었지만… 치솟는 주유소 물가에 정국 안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9.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사상 첫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열고 전열을 다지자마자 물가 민심의 뇌관인 경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L당 2145원)를 돌파하는 커다란 악재가 터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갤런당 6.06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미국이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2월 말 대비 60% 오른 가격이다.

이 같은 가격 폭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상원과 하원을 모두 수성하면 미국인 1명당 5000달러(약 670만 원)를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까지 내걸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직후에 나왔다.

하지만 이런 총력전에도 살인적인 물가 압박은 이미 실물 경제를 파고들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제는 주유소에서 먼저 나타난다. 경유는 미국 전역의 화물트럭·철도·선박·농기계와 건설장비를 움직이는 핵심 연료다. 경윳값이 오르면 운송과 생산 비용이 늘고, 이는 배송비와 식료품, 건설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케이트 고든 캘리포니아포워드 최고경영자는 NYT에 "지금까지 농부들과 트럭 운송업체들이 이 비용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왔다"며 "전쟁이 끝날 기미 없이 계속되면 가격 급등분을 소비자에게 점점 더 많이 전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료비는 미국 식품 비용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만큼 트럭과 농기계를 돌려야 하는 생산자와 물류 업계의 부담은 고스란히 장바구니 물가로 전가될 위험이 크다.

게다가 이란과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사실상 가로막혔고,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까지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유 재고는 1억 630만 배럴로 최근 5년 평균보다 13% 적은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원유 가격 상승보다 경유 등 정제유 제품 시장의 공급 부족이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정유사들이 높은 마진을 겨냥해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재고를 빠르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정유시설의 계절성 정비가 시작되면 앞으로 두 달 동안 공급을 더 늘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유 가격 급등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도 부담이다. 연료비가 운송과 식품 가격에 반영되면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이는 금리 인상 압력을 키울 수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는 주택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경기에도 부담을 준다.

실제로 같은 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다시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물가 잡기와 경기 방어라는 이중고 속에서 연준의 통화 정책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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