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트럼팔루자' 원한 공화당…'트럼프 루저' 될지도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트럼팔루자'(Trump a palooza)

9~1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초유의 '중간선거 전당대회'를 치른 공화당에서 기대한 이번 전당대회의 느낌이 이렇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씨와 매년 시카고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축제 '롤라팔루자'(Lollapalooza)를 합친 조어로, 공화당전국위원회 위원장 조 그루터스가 이번 전대가 트럼프 축제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부른 뒤로 미 언론에서도 회자된 단어다.

실제 이틀간의 공화당 전대는 '트럼프의,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트럼프 쇼가 펼쳐졌다. 연단에 선 연사들은 하나같이 트럼프 행정부의 치적을 과시하거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 바빴고, 전대를 찾은 지지자들은 행사장 밖의 비판 목소리와는 달리 트럼프 행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틀간의 트럼프 쇼를 지켜본 미 언론과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일반 미국 국민들은 이번 전대를 트럼팔루자(Trump a palooza)가 아닌 트럼프가 루저(Trump's a looza)가 된 행사라고 비꼬았다.

대선이 없는 해에 처음 열린 이번 전대의 실질적 주인공은 두달 뒤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었다. 그는 첫날 기조연설에서 "11월 제가 투표용지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생각하고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는가 하면 대놓고 미국 국민 주머니에 캐시(현금)를 꽂아주겠다며 자신의 이름을 붙인 '5000달러(약 670만 원) 트럼프 배당금' 지급 공약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도 아닌 의회 선거 전면에 나선 것이 한국 정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정가에서도 트럼프의 이같은 행동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같은 트럼프를 전면에 내세운 승부수가 현재 그의 정치적 처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란 전쟁과 생활비 이슈로 인해 30%대 초반을 간신히 유지할 정도로 좋지 않다. 트럼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도움이 되겠냐는 우려가 공화당 내에도 상당하다. 이같은 우려는 첫날 절반가량이 텅 빈 행사장의 모습으로 현실화했다.

5000달러 배당금을 놓고도 당장 인플레이션 상황에 1조 2000억 달러(약 1600조 원)가 넘는 돈을 시장에 더 푸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재원 마련이 가능하냐를 놓고도 당내에서조차 의심이 나온다. 댈러스에서 만난 한 트럼프 지지자조차 "트럼프를 좋아하지만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혹자는 현금 살포가 조바심의 발로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5000달러 공약이 실제 공화당 득표에 얼마나 득이 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 공화당 당원도 민주당 당원도 아닌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한 댈러스 시민은 공화당에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돈을 주면 감사하게 받겠지만 투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화려한 전대는 끝났고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선거 전략이 11월 3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개표함에 시선이 쏠린다. 축제가 될 것인지, 루저가 될 것인지, 선거 결과에 집권 2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후반과 공화당의 운명이 달렸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