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로 채운' 공화당 전당대회…"의원 아닌 날 뽑는다 여겨야"

댈러스 전당대회 첫날 104분 연설…'5000달러 배당금' 깜짝 공약
경제성과 강조하며 세 결집 노리지만 흥행 빨간불…'트럼프 리스크'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2026.9.9 ⓒ 로이터=뉴스1

(댈러스=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2개월 앞두고 의회 선거 전면에 나섰다. 이례적인 공화당 전당대회를 열고, 연설자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현금 공약을 내걸고 자신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있다고 생각하고 공화당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막판 현금 살포라는 궁여지책을 꺼내 들었지만 공화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초유의 중간선거 전당대회는 참석 인원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트럼프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센터에서 이틀 일정의 전당대회를 개막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첫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조연설자로 나서 1시간 44분간 연설을 펼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간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하게 되면 미국 국민 성인 1인당 5000달러(약 670만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깜짝 공약을 밝혔다.

이어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여러분은 '트럼프 배당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제가 투표용지에 올라와 있다고 상상하고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배당금 발언은 이번 선거 기간 처음으로 언급됐다. 현금 공약에 행사장 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과 고물가로 인해 등을 돌린 유권자의 표심을 돌려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연설자들은 이날 연설 내내 처방약 인하, 관세 수입, 감세 등 경제 관련 성과를 강조하는데 중점을 뒀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잠시도 깨어 있지 못하던 대통령(조 바이든)에서 잠잘 시간도 마다하는 대통령으로 바뀌었다"며 "그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세 법안에 서명했고, 우리 근로 가정에 유리하게 무역의 균형을 재조정했으며, 세계의 에너지 초강대국으로서 우리의 지위를 되찾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현지시간)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열린 텍사스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센터에서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09.09 ⓒ 로이터=뉴스1

11월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 의석 전체(435석)와 연방 상원 100석 중 35석,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의 주지사를 가리는 선거다.

전통적으로 중간선거는 행정부 심판 성격이 강해 대체로 집권당에 불리한 결과로 끝났다. 상·하원 모두 다수당인 공화당은 하원에서 민주당에 다수당을 내줄 가능성이 높으며, 상원은 양당이 다수당을 놓고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해 경합지역으로 떠오른 텍사스를 골라 사상 처음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마이크를 잡고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지만 선거 결과는 물론 이번 전당대회 흥행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밤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이며 매진됐다"고 말했으나 실상은 행사장 곳곳이 빈자리로 남았다.

행사 시작 전 입장을 기다리는 긴줄이 발생했으나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을 채우기에는 턱이 부족한 규모였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센터 앞 광장은 텅 비었으며 행사장 주변 펍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다가오면서 참석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1층, 2층 일부를 제외하고 3층과 4층은 채워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란 전쟁 장기화와 그에 따른 고유가·고물가로 민심 이반이 상당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2기를 통틀어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내세워 선거를 치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도 일부 경합지에 출마하는 공화당 현역 의원이나 후보자들은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역풍을 우려해 참석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연일 37도가 넘는 폭염까지 겹쳐 좀처럼 흥행 열기가 달아오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둘째 날 폐회사를 통해 다시 한번 연설에 나선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