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쟁에 에너지株 최대 440만달러 평가익"…이해충돌 논란

CNBC "엑손·셰브런 등 9개 종목, 전쟁 6개월간 150만~440만달러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9.04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유한 주요 석유·가스 기업 주식 평가액도 최대 440만 달러(약 59억 원)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말 보유했던 석유·가스 기업 주식 가운데 규모가 큰 9개 종목 가치가 이란 전쟁 발발 전날인 지난 2월 27일 종가부터 올 8월 31일까지 약 150만~440만 달러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작년 재산 신고 자료와 기업 실적 보고서, 팩트셋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이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대상 기업은 셰브런과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킨더모건, 마라톤페트롤리엄, 옥시덴털페트롤리엄, 필립스66, 발레로에너지, 윌리엄스컴퍼니스 등 9곳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신고 자료엔 정확한 보유 주식 수와 매매 가격 등이 공개돼 있지 않아 이는 실제 실현이익이나 현재 보유액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투자계좌에선 전쟁 기간에도 이들 에너지 종목의 매매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선제공격 뒤 첫 거래일인 3월 2일엔 엑손모빌 등 8개 주요 석유·가스 기업 주식을 매수했다. 엑손모빌 매수액만 10만~25만 달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발발 당시 엑손모빌 주식만 320만~1250만 달러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CNBC는 이후 거래를 제외하고 주가 상승분만 계산해도 8월 말까지 이 지분에서 약 17만 6000~69만 달러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전쟁 관련 정책 발표와 에너지주 거래가 같은 날 이뤄진 사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연기한 3월 23일엔 계좌에서 엑손모빌과 셰브런, 필립스66 등을 포함해 석유·가스주 16건을 매수했고 매도는 없었다. 매수액은 총 16만 3000~57만 달러로 추산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공습을 미루자 브렌트유는 긴장 완화 기대에 약 11% 급락했다.

4월 7일엔 엑손모빌 주식 50만~100만 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장 마감 약 2시간 30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2주 휴전을 발표했고, 이튿날 엑손모빌 주가는 6% 넘게 하락했다.

CNBC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매도한 주식을 전쟁 전부터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약 3만 5000~7만 달러의 평가 차익을 확보하면서 다음 날 주가 하락도 피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공개된 거래 내역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선 6월 29일까지 9개 에너지 기업 주식에 대해 최소 23건의 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거래 시점을 놓고 정부 윤리 감시단체들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부패단체 국제투명성기구 미 지부의 스콧 그레이택 부국장은 "투자 계좌를 다른 사람이 관리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에너지산업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만큼 이해충돌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가족은 주식 매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누구도 투자 방식이나 매매 시점에 지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모든 투자 결정은 전적으로 독립적인 관리자들이 내린다"고 밝혔다.

CNBC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투자관리자가 대통령의 정책 결정을 사전에 알고 거래했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이해관계가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