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협상판 다시 짜나…"CIA 국장 역할 확대"

FT "백악관, 위트코프·쿠슈너 관여 축소 검토"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04.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에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동안 협상을 주도해 온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관여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팀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 당국자들이 최근 유럽 측에 랫클리프 국장이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달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백악관은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의 협상 관여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미국의 기존 협상 과정에서 역할이 중첩되고 협상팀 내부 경쟁이 발생하면서 정책 추진에 혼선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장기간 추진해 왔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랫클리프 국장이 최근 러시아와의 외교에 직접 뛰어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예고 없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 등 러시아 정보기관 수뇌부와 회담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당시 러시아가 전쟁을 확대할 경우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며 협상 복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정상회담 구상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이래 4년 넘게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 면담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랫클리프 국장 방문 관련 내용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도 지난 주말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잇달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는 등 협상 재개를 시도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요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일부 유럽 당국자들은 미 정보기관 수장인 랫클리프 국장의 역할 확대가 교착 상태에 빠진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는 앞으로 중동 외교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