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S 도발' 점입가경…"생각없는 게 아니라 고도의 전략"
지명 멋대로 바꾸고 영토 야욕…동맹 조롱도 일삼아 '자충수' 논란
당 일각선 "의도적인 행동…상대 자극이 아닌 지지층 결집 노려"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3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소셜미디어에서 상대를 조롱하거나 민감한 주제로 도발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 전쟁 와중에 '온타리오호'를 '아메리카호'로 바꾸는 행정명령을 서명한 데 이어 지난 주말엔 트루스소셜에 '뉴멕시코주'의 명칭을 '뉴아메리카주'로 표기한 지도를 공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북미 대륙 전체와 카리브해,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를 성조기가 뒤덮은 이미지를 게시했다. 해당 이미지가 확산하자 아이슬란드 정부는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인공지능(AI) 이미지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정책 의제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이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그린 랜턴'으로 등장하는 AI 합성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엔 트럼프 대통령이 하키 스틱으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때리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게재된 적도 있다.
민주당은 이런 온라인 활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현안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뉴멕시코주는 민주당의 지도 아래 주민들에게 무상 보육과 대학 교육을 제공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권을 보호하며 주택에 투자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지도에 색칠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뉴멕시코주는 해야 할 일을 하느라 바쁘다"고 비꼬았다.
찰리 덴트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뉴멕시코주를 뉴아메리카주로 지칭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중간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에게 해가 될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기편을 해치고 있다"며 "마치 중간선거에서 자기 당의 승리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행동처럼 보일 정도"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역사적으로 집권당에 불리한 중간선거 환경에 더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에도 직면했다.
공화당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게시물 활동이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이라고 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전직 관리는 더힐에 "문제는 대통령의 '트롤링'(trolling·온라인상에서 상대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게 갖는 의미"라며 "대통령은 제정신이 아닌 게 아니다.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대개 대통령의 판단이 맞다. 적어도 당 차원에선 대통령의 판단을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선거 국면에서 공화당 내부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최고의 카드라고 주장한다.
공화당 후원자인 댄 에버하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공화당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에 중간선거 투표용지에 자신이 올라 있다고 생각하고 투표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온라인 도발이 유권자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 소비층은 온라인 이용자와 워싱턴 정가에 관심이 많은 그룹"이라고 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무엇을 하든, 케이블 뉴스가 이를 어떻게 보도하든 실제 유권자의 표심을 어느 한쪽으로 움직이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선거는 사람들이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실제로 경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포컬데이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중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 그쳤다. 66%는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앨리슨 슈스터 백악관 대변인은 "자유세계 지도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는 동시에 국내에선 생활비를 낮추는 일을 충분히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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