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알링턴국립묘지 '남부연합 기념비는 노예제 미화' 비판서술 삭제
2023년 철거된 기념비 관련 문구 홈페이지서 사라져
美국방 "남부연합 기념비 재설치할 것" 공언해 와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2023년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퇴출된 남부연합 기념비에 대한 비판적 서술을 알링턴 국립묘지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삭제된 문구 중에는 "이 정교하게 디자인된 기념물은 노예제에 대한 고도로 미화된 묘사를 포함해, 남부연합에 대한 향수 어린, 신화화된 시각을 제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1914년 제작돼 알링턴 국립묘지에 설치됐던 남부연합 기념비의 받침대에는 백인 남부연합 장교의 자녀를 안고 있는 노예 여성, 주인을 따라 전쟁터로 향하는 노예 남성 등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
이 기념비는 1865년 남북전쟁 종전 수십 년 뒤인 19세기 말~20세기 초, 남부 주들이 '짐 크로' 법으로 불리는 인종분리법을 제도화하던 시기에 건립된 남부연합 기념물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역사학자들은 이 기념물들이 단순히 전몰 장병을 추모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남부연합의 노예제 존치 이념을 지지하고 인종차별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난 뒤, 많은 남부연합 기념물이 철거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에 미 의회는 2021년 미군의 모든 부대와 시설에서 남부연합 관련 명칭·상징·동상을 제거하도록 공식 의무화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의 기념비도 2023년 철거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해 알링턴 국립묘지의 기념비 철거 방침이 '워크'(woke·진보적 의제에 대한 비판적 표현)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며 철거됐던 기념비를 재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후 박물관·기념물·국립공원 등 미국의 문화·역사 기관들을 잇달아 '문화 전쟁'의 표적으로 삼아 왔다.
지난해에는 여러 국립공원에서 노예제와 관련한 전시물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채찍으로 맞은 흉터를 드러내고 있는 노예의 모습을 담은 '채찍질당한 등'(The Scourged Back)이라는 제목의 역사적 사진도 철거 대상에 포함됐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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