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결혼식장 덮친 美폭탄…"6발 중 1발 표적 빗나갔을 가능성"

WP "국방부 조사 중…사고로 최소 4명 사망·90명 이상 다쳐"

이란 호르무즈간주 시리크 카운티 쿠헤스타크의 한 주택이 폭격으로 파괴됐다. 폭격으로 인해 이곳 근처에서 열린 결혼식에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다쳤다. 사진은 ISNA 통신 제공. 2026.09.0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국방부는 이란 남부에서 결혼식이 열리던 민가를 파괴한 폭발이, 빗나간 미군 폭탄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은 이란의 상선·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일 이란 남부를 공습했다.

미군 관리는 미군이 당시 호르모즈간주 시리크 카운티의 해안 도시 쿠헤스타크의 통신 시설 단지를 목표로 공습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기지 부분에 작은 건물이 딸린 해당 시설은 민간 지역에 있었으나, 이란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데 일부 사용했다고 미군은 추정했다.

미군 관리는 미 해군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 6발은 좁은 경로를 따라 통신탑을 향했으며, 이 중 5발은 표적에 명중했고 1발은 경로를 이탈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탄은 결혼식이 열리고 있던 민가에 떨어졌다.

알리 자파리안 이란 보건부 차관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최소 여성 2명과 4세·16세 어린이 2명이 사망하고 90명 이상이 다쳤다.

WP가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폭발은 통신탑에서 약 134m 떨어진 주택의 지붕을 강타했다.

이란 적십자사가 결혼식장 공격 당일 밤에 촬영해 공개한 영상엔 손전등을 든 사람들이 파손된 건물 안으로 뛰어들고 구조대가 호스로 불을 끄는 장면이 담겼다.

소식통은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미군이 표적 위치를 여러 단계에 걸쳐 확인하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표적 선정 절차를 거쳤다고 부연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연히 우리는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진실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도 민간인 사상자 발생 보고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중부사령부 대변인 팀 호킨스 해군 대령은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달리 민간인을 절대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했다.

국방부는 또한 방공 미사일 낙하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과 복수의 무기 전문가는 모두 가능성이 낮다고 평했다.

소식통은 쿠헤스타크에서 공격 목표물은 해당 통신탑 하나뿐이었다며 결혼식장을 의도적으로 공격했거나 다른 군사 표적으로 오인됐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폭탄은 합동원거리공격무기(JSOW)로 알려진 미국제 활공 폭탄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란 국영 뉴스 채널에서 공개된 영상에 JSOW의 꼬리 날개·외피와 일치하는 파편이 포착됐다고 육군 폭발물 처리반 출신이자 무기연구서비스의 무기 기술 분석가인 트레버 볼이 밝혔다.

볼은 피해 양상과 파편의 흔적을 감안할 때 이란 방공 미사일이 주택에 떨어졌거나 인근 무기고가 폭발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마크 캔시안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 고문은 JSOW가 표적을 향하는 도중에도 표적 정보를 수동으로 갱신할 수 있다며 통신탑의 좁은 특정 부분을 겨냥하는 과정에서 빗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전쟁에서 민간인이 사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28일 전쟁 첫 날 이란 군사시설에 인접한 초등학교가 공격을 받아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 대다수는 어린이였다. WP는 이 공습이 오래된 표적 정보로 인한 오류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