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장관 "이란 물러설 때까지 해군이 호르무즈 방어"
"하루 900만배럴 이상 통과…전쟁 전 물동량의 3분의 2 이상 회복
미 해군 호송 장기화 시사…한국 등 동맹국 참여 가능성도 거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정부가 이란이 입장을 바꾸거나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미 해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상선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선박을 통과시키고 있지만 물론 이를 위해서는 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미 해군이 이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가 하루 평균 900만배럴을 넘는다고 밝혔다. 송유관 등 다른 경로를 통한 원유와 석유제품 수송까지 합치면 중동 지역의 에너지 수송량이 "전쟁 이전의 3분의 2 이상"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이트 장관은 지난주 블룸버그에 지난달 31일 하루 동안 약 17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지원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되기 전까지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최근 해협 안에서 미군과 이란군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위험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5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미 해군 군함 2척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이란 원유 운반선 3척을 공격했다.
라이트 장관은 미 해군의 호위 작전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일상'이 된 것이냐는 CNN의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작전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했다.
라이트 장관은 "세계의 무역은 분명 중요하다"며 "이것이 미국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란이 입장을 바꾸거나 정부가 바뀔 때까지 우리는 그들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유지하는 것은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이란 전쟁으로 이미 타격을 받은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데 핵심적인 문제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원유 수송은 미국 국내 정치에서도 민감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려 하는 가운데 미국의 연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의 일반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까지 올라 9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름철 운전 성수기의 정점으로 꼽히는 지난 7월 4일의 3.80달러보다도 9% 이상 높은 수준이다. 디젤 가격 역시 갤런당 5.8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라이트 장관은 여름철 운전 성수기가 끝나고 연료 공급 확대를 위한 연방정부의 혼합연료 정책 변경 효과가 나타나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정유업계는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가 주유소 판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에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동맹국들의 참여도 요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다른 국가들은 군사작전 참여에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물동량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도 앞서 기뢰 제거와 민간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지원하기 위한 다국적 임무를 제안했다.
라이트 장관은 향후 어떤 국가가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은 미 해군이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현재 이 물동량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미 해군"이라며 "이란이 지금 하는 행동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의 그런 행동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그들의 공격을 방어하는 방법도 배우면서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며 "따라서 이것은 이란이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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