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항모·구축함 공격" 美 "유조선 3척 타격"…보복전 소용돌이
5일 하루에 이란 공격→美 보복→이란 재보복…해상 목표물 집중
美 "2척 공격하면 유조선 3척 보복…더 큰 경제적 대가 치를 것"
- 진성훈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런던=뉴스1) 진성훈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이란이 주말인 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란 해안에서 유조선과 함정 등 해상 목표물을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군이 지난달 30일 한 달여 만에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재개한 이후 양측이 보복과 재보복 등 일련의 악순환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역내 해역을 순찰하던 미 해군 함정 2척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대응으로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미국 항공모함과 미사일 구축함이 수차례에 걸친 이란의 부당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피했다"며 "미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공격 실패 이후 중부사령부가 하르그 섬 연안의 IRGC 소속 원유 운반선 'M/T 다우니'와 야스크 인근 'M/T 스타크 1'을 영구적으로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또한 오만만에서 적재되지 않은 원유 운반선 'M/T 카일로'(녹센이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짐)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포탄이 함선에 충돌한 후 거대한 화염과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고 "이들 이란 유조선 3척은 IRGC와 역내 그 대리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 비밀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IRGC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백하다. 우리 함선 2척을 공격한다면 당신들 3척을 격침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란 IRGC는 중부사령부가 "성공적으로 피했다"고 밝힌 미군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공격한 사실을 공개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IRGC는 이날 성명에서 "IRGC 항공우주군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항공모함과 구축함을 공격했다"며 "두 함정이 손상을 입은 후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IRGC는 "침략자 적국은 오늘 해군 군함 두 척이 공격받았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적의 전략적 패배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이자, IRGC의 공격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계속될 경우, 미국 정권은 이란 이슬람공화국 군대의 강경한 대응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별개로 미군의 유조선 공격 이후 IRGC 해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미승인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 및 다른 지역 내 미국과 연계된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유조선 3척 공격에 대한 추가 보복이다.
IRGC 해군은 "앞서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는 야만적이고 절박한 시도의 하나로 이란 이슬람공화국 소속 유조선 3척을 공격해 피해를 줬다"며 꾸란(이슬람 경전)의 '누구든지 너를 공격하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라'는 구절을 따라 조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작전을 계기로 페르시아만과 인근 해역에 있는 모든 선박에 강력한 경고를 발령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에 속지 마라. 미허가 항로를 통과하려는 의심스러운 움직임을 삼가라. 그렇지 않으면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이란 외무부는 성명에서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에서 이란 상선을 공격한 미국을 강력 규탄한다"며 "국가 테러리즘과 미국의 공격적 행동, 특히 해상 봉쇄와 경제 전쟁 및 상선 공격 지속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군 통합지휘 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도 성명에서 이란 상선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역내 미군 함정에 대한 공격을 이전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공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추가 공격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AFP 질문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서도 아직 민간 유조선이 공격받았다는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은 최근 이란 공격을 재개한 이후 특히 이란 유조선을 직접 겨냥한 공격을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이란 정부가 소유한 유조선 2척을 공격한 것을 비롯해 해상 봉쇄를 뚫으려는 선박에 대한 제압 차원이 아니라 항만에 정박해 있는 빈 유조선 등을 목표로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하는 경제적 압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상선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하는 '유조선 대 유조선'(tanker for tanker) 정책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경제적 고립 작전'을 발표, 이란 정권의 자금줄로 이용되는 디지털 자산과 군사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핵심 부문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제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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